국내 16개 주요 재벌그룹들이 최순실 국정농단 정점에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했다고 한다. 우리 서민들로서는 감히 짐작도 할 수 없는 엄청난 돈이다.그런데 재벌들은 하나같이 이 돈들을 그냥 순수한 마음으로,나라의 문화융성을 위해 줬다고 한다.사실이라면 대한민국 재벌 만큼 애국적인 기업들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3일 저녁 무렵 기아차 스포티지를 몰고 인제를 다녀 오던 중,용대2리 국도에서 앞서 신호대기 하고 있던 승용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추돌사고를 냈다.두 차량 모두 크게 파손된 것은 물론 탑승자들은 병원 치료를 지금까지 받고 있다. 다행히 안전벨트를 착용해 다친 정도가 심하지는 않지만,문제는 안전벨트를 맸음에도 불구하고 스포티지 에어백이 터지지 않아 핸들에 가슴을 부딪치며 입은 타박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중이다.
사고 후 기아자동차 고객센터에 민원을 제기했다.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사고차량을 점검해 봤으나 에어백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이었다.
기아차 주장을 간추리면 ‘에어백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속도와 충돌 각도 등 충격조건이 맞지 않아 에어백이 터지지 않았을 뿐이다.에어백은 인공지능이 아니다.충격조건이 맞아야 터진다’는 것이다.
이 말을 못알아 듣는 것은 아니다.다만 상식적으로 수리비용 견적이 400만원 가까이 나올 만큼 차가 파손될 정도의 충격이었으면 에어백이 터져야 한다는 판단이다.상식을 무시하고 기계상 하자를 발견할 수 없으니 회사에서는 아무런 책임도 없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언제 어디서 이와같은 사고가 또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따라서 안 터지는 에어백이 불안하니,에어백을 교체해 달라는 것이 민원제기 이유였다.그런데 그럴 수 없다고 한다.권력이 무서워 미르-K스포츠재단에 27억3000만원을 조건없이 바친 기아자동차가 그깟 몇푼 안되는 에어백을 교체해 주지 못한다고 한다.권력의 요청에 절절 매며 거액을 갖다 바치면서도 소비자의 요청은 우습게 보고 콧방귀도 뀌지않는 재벌기업의 태도가 쩨쩨하다 못해 괘씸하고 영 개운치 않다.
안준헌·속초시 학사평 2길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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