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정월대보름제
오늘부터 이틀간 삼척 엑스포광장
축제의 백미 전통 기줄다리기 장관
달집태우기·소원쓰기 등 체험 다채

▲ 정월대보름제 민속놀이 달집태우기.
▲ 정월대보름제 민속놀이 달집태우기.
내일(11일)이 정월대보름이다.명절 중에 큰대(大)자가 들어간 명일이다.우리는 현재 민족 최대 명절을 설과 추석으로 알고 있지만 정월대보름에는 전통 민속과 놀이의 절반이상이 집중돼 있어 우리선조들은 대보름을 가장 큰 명절로 중요시 했다.대보름을 중시했던 이유 중 하나는 풍요에 대한 갈망이다.선조들은 초승달이 커지면 만월이 되고 다시 작아지는 것을 곡식의 생성 과정과 같다고 보았다.그래서 달을 생생력(生生力)을 바탕으로 한 풍요로움의 상징으로 인식했다.
정월대보름 보름달이 떠오르면 달집을 태우고 다리밟기를 하면서 그 해의 소망과 나쁜 기운을 모두 몰아내길 기원한다.대보름 축제의 백미는 불놀이다.달집태우기,쥐불놀이는 액을 몰아내고 밝음을 찾는 의식이다.무엇보다 정월대보름에 달맞이는 높은 곳에 올라 남보다 먼저 달을 보고 소원을 비는 우리의 오래된 풍속 중 하나다.정월대보름제를 맞아 도내 곳곳에서 크고 작은 달맞이 행사가 열린다.이 가운데 삼척 정월대보름제는 전통 기줄다리기를 주축으로 천신,지신,해신에게 재앙을 막고 복을 부르며 풍년,풍어를 기원하는 제례행사와 전통민속놀이를 포함한 축제로 1973년 음력 정월 보름에 처음 막이 올랐다.
1976년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2호이자 201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삼척 기줄다리기는 400여년전부터 내려오는 민속놀이로 정월대보름 세시풍속과 함께 축제를 더욱 활력있게 만들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잔치로 승화시키고 있다.삼척지역에서 바다 ‘게’를 ‘기’로 발음하면서 유래된 기줄다리기는 홍수와 해일 등 자연재해가 잦았던 삼척지역에서 제방축조 등 방재를 위한 공사에 많은 백성들이 동원됨에 따라 백성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놀이로 전해지고 있다.
삼척 기줄다리기는 정월대보름날에 주민들의 대동단결과 풍년,풍어 등 한해의 소망을 비는 세시풍속으로 계속 이어져 내려오다 일제강점기 중단됐다.그 후 1973년 재개돼 1976년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됐다.기줄다리기는 시가지를 흐르는 오십천을 중심으로 바다가 가까운 쪽을 ‘부내’라고 하고 산과 가까운 쪽을 ‘말곡’이라 하여 부내와 말곡으로 나눠 줄다리기를 하게 된다.기줄을 당겨 부내가 이기면 풍어가,말곡이 이기면 풍년이 든다고 한다.따라서 어느 쪽이 이겨도 그해는 풍요로운 한해가 될 것이라 믿는다.
삼척정월대보름제위원회가 주최하고 삼척문화원이 주관하는 올해 정월대보름제는 전국의 고병원성 AI 및 구제역 발생에 따른 우려로 당초 계획된 사흘간의 본행사 일정이 하루로 축소됐지만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그대로 진행된다.
▲ 도무형문화재 제2호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삼척 기줄다리기.
▲ 도무형문화재 제2호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삼척 기줄다리기.
본행사에 앞서 10일 오전 11시 엑스포광장에서는 1300년 전통의 별신굿이 재현되고 오후 4시에는 개막식과 함께 가수 송대관·조항조·박상철 등이 출연하는 축하공연이 특설무대에서 펼쳐진다.11일 본행사에서는 정월대보름제 백미인 전통 기줄다리기 행사가 오전 11시 엑시포광장에서 열리며 말곡(성내동·남양동·도계읍·신기면·하장면·미로면)팀과 부내(교동·정라동·원덕읍·근덕읍·노곡면·가곡면)팀으로 나눠 각 팀당 214명이 출전,기줄다리기를 통해 우열을 가리고 대동단결을 꾀할 예정이다.기줄다리기에 앞서 오전 10시 30분에는 짚으로 새끼를 꼬고 굵은 줄로 만드는 민속행사인 술비놀이도 재연된다.
또 이번 대보름제 행사에는 지역팀 및 연고팀,자매결연도시팀 등 총 24개팀이 참가하는 ‘2017 정월대보름제 삼척기줄다리기대회’를 비롯해 시민대상 가요제,사물놀이 등 공연프로램과 떼불놀이,달집태우기,망월놀이 등 풍성한 민속행사를 선보일 예정이다.행사기간 중에는 가족소원쓰기,세시풍속체험 등 체험부스가 설치되고 정월대보름제사진전,특산품 판매장,향토별미장터 등이 운영된다.12개 읍·면·동별로 운영되는 향토별미장터에서는 맛과 친절도,청결도 등을 종합 평가해 시상한다.
김대화 삼척정월대보름제위원장은 “삼척정월대보름제의 백미로 평가받고 있는 전통 기줄다리기는 지역민만의 전유물이 아닌 인류가 함께 보호하고 전승해 가야하는 문화유산”이라며 “앞으로 기줄다리기를 비롯한 전통민속과 세시풍속을 계승·발전시켜 풍성한 시민화합 축제로 만드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철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