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중   문화평론가   국가혁신포럼 대변인
▲ 김경중
문화평론가
국가혁신포럼 대변인
미국 오클라호마 주립대의 한 연구팀이 동물의 지능한계를 알아보기 위해 15살 먹은 침팬지에게 수화를 가르쳤다.갖은 노력 끝에 140여개에 달하는 단어들을 가르치고 자기 생각에 따라 결합해보도록 시켰다.그랬더니 이 침팬지가 제일 먼저 표현한 문장은 “Let me out!” “나를 놔달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1975년 킹과 윌슨이라는 생물학자가 사람과 침팬지를 비교,연구한 결과 이 둘은 생물학적으로 99%가 동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그렇다면 1%의 차이는 무엇인가?만약 인간의 정신적 기능이 생물학적 기능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라면 침팬지에게도 어느 정도 문화나 문명은 있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이러한 사실은 인간이 동물과 다른 특별한 존재임을 시사해주는 것이다.
문화예술이 인간과 동물을 구별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서민들은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문화적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고 정부의 관심과 지원 또한 선진국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더군다나 국내외를 망라하여 최근 벌어진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건 중심에 문화예술이 관련돼 있음을 볼 때 문화가 국민을 위한 서비스가 아닌 정치권력의 제물로 바쳐지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문화예술계가 농단의 타깃이 되고 문화부가 정치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주된 원인을 세 가지로 요약해 보면 첫째,국가지도층의 문화적 소양과 식견 부족이고 둘째,낙하산 인사와 탁상공론식 행정이며 셋째,소프트 파워에 대한 표준화와 계량화의 한계성을 들 수 있다.또한 문화예술의 다변성과 유연성은 자칫 정책수립 및 예산집행 실패 시 그 책임 소재를 불분명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문화예술행정은 이 분야에 대한 탁월한 식견과 전문성,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두루 갖춘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하며 장·차관 등 고위관료들이 지나치게 정치세력화되어 단기적 시각과 안목으로 문화예술의 자율성과 창조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이제 우리는 경제가 돈이 아니라 문화가 돈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잘 만든 영화 한 편은 자동차 수천대의 가치와 맞먹는다.문화콘텐츠가 새로운 부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음에도 문화예술계가 반문화적 행태로 인해 수요자로부터 외면당하거나 성장동력을 상실한다면 우리나라 문화산업은 경쟁력을 잃고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 분명하다.
총성 없는 문화전쟁 시대에 고유하고 창조적인 우리 문화콘텐츠는 국가브랜드이미지 제고 및 양질의 문화인재 양성과 문화자본 형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며 제4의 물결 시대(Dream Society)를 맞이하여 미래 신 성장 산업으로 각광받을 것이 분명하다.당면한 범국민적 과제인 평창동계올림픽도 문화와 인간중심의 수준 높은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여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와 휴먼웨어에 이르기까지 세계가 놀랄만한 문화,스포츠의 대제전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총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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