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수   도의회 제3·5대의원   수요포럼 회장
▲ 정인수
도의회 제3·5대의원
수요포럼 회장
동해안은 예로부터 수산자원이 풍부한 자연의 보고(寶庫)였다.황금어장에서 어획된 어종은 주로 오징어,명태,꽁치를 들 수 있다.그러나 지금은 명태가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이며 꽁치 어획도 시원치 않다.꽁치의 경우 얼마나 많이 잡혔으면 어획되어온 꽁치가 대형 수조에 염장이 되거나 그대로 밭에 투기하여 거름으로 사용하던 시대도 있었다. 오징어 또한 얼마나 많이 잡혔는지 ‘게락’이라는 말이 유행했을 정도이다.게락이란 말은 ‘홍수’라는 뜻으로 강원도 방언이다.이때만 해도 오징어가 지천(至賤)으로 길에 떨어져 있어도 개나 들 고양이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오징어 조업은 어선 한척이 하루에 두 번 조업이 가능하여 풍어를 이루었다.
오징어는 강원도 동해안 수십만 주민을 먹여 살리는 효자 어종이었다.오징어 조업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어 젊은이든 나이 먹은 사람이든 목선을 타고 1시간 남짓 바다에 나가 오징어를 잡아 생계는 물론 용돈 벌이 수단이 되었다.또 어민 가족을 포함하여 육지에서 살고 있는 웬만한 사람들은 모두 오징어 건조를 호구지책해결 수단으로 활용했다.필자의 경우 역시 젊은 날 오징어 건조업을 생업으로 삼은 적도 있었다.
이제 오징어가 이제 씨가 마를 정도라는 소식은 안타깝기만 하다.매년 어획량이 감소되어 강원도민일보 2017년 2월8일자 기사를 인용하면 지난 해 어획량 7297t으로 10년 전 4분의 1 수준으로 격감했다는 것이다.이로 인하여 동해안 수산경제가 휘청 거리고 시름에 젖은 어민들은 하나둘씩 떠나가는 실정으로 어촌이 피폐해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어선의 북한수역 조업으로 인한 결과라는 것이다.오징어는 회유성 어종으로 1년 밖에 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북한 수역에서 남쪽 수역으로 남하하는 오징어를 북측 수역에서 쌍끌이 기선저인망이 바닥 훑듯이 깡그리 남획하니까 미처 남쪽에 내려 올 기회를 차단하는 것이 주요 이유라는 것이다.2004년도 만 하더라도 144척에 불과하던 중국어선이 작년의 경우 1268척이라고 하니 피해는 가히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강원도는 고작 ‘중국어선동해북한수역조업에따른피해어업인지원특별법’ 제정을 바라지만 이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남북문제가 개선되어 북한 수역에 대한민국 어선이 조업할 수 있는 제도가 더욱 시급하다 할 것이다.우리가 북측에 정당한 입어료를 지불하고 북한 수역에서 어족 보호차원의 조업 방법으로 오징어를 잡는 것이다.그러나 지금처럼 남북이 대치상태에서 어민들의 소박한 꿈은 한낱 허망한 꿈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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