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만   청렴윤리연구원장   전 국민권익위 대변인
▲ 김덕만
청렴윤리연구원장
전 국민권익위 대변인
축하용 선물 특수기인 졸업과 입학시즌이지만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인해 선물구입에 주춤거리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관련 규정이 애매하다는 지적과 함께 현실과 동떨어진 금지규정도 있다는 여론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대표적으로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해야 하는 학교마당에서는 ‘꽃한송이나 커피 한잔도 금지한다’고 해석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가능할 수도 있다는 해석도 꽤 나오고 있다.졸업과 입학 시기에 맞춰 청탁금지법 제정 및 시행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내놓은 교육용 해석을 추려본다.
우선 졸업식 날 졸업생이나 학부모가 감사의 의미로 교사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는 것은 이미 성적 평가가 종료된 후이므로 허용된다고 해석했다.또 반장 회장 과대표 등 학생대표가 공개적으로 학교 기념일에 스승에게 주는 것도 허용했다.대표성이 있는 자가 공개적으로 주는 선물은 사적 이익을 챙기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선생님이 격려 수상 포상 등의 목적으로 학생에게 주는 금품도 가능하다.초등학교에서 학생이 한 달 간 목표 점수를 넘기면 칭찬의 의미로 선생님이 학생에게 젤리나 쿠키를 보상하는 경우가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주목할 것은 교원평가에서 학생도 선생님을 평가하므로 선생님이 학생에게 간식을 주면 청탁금지법을 위반할 수도 있지만 초등학생은 청탁금지법의 적용대상인 공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이다.따라서 담임 선생님이 초등학생에게 학업 성취에 대한 보상의 일환으로 간식 등 음식물을 제공하는 것은 청탁금지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졸업앨범을 구매하면서 담임교사 보관용 및 학교비치용 졸업앨범을 계약업체로부터 무상으로 받는 것도 가능하다.사적자치(私的自治)의 원칙이란 게 있다.법의 제한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각자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법률관계의 내용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따라서 앨범계약 업체로부터 무상으로 받는 보관용앨범은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범위 이내로 볼 수 있으며 청탁금지법(제8조제3항제3호)의 ‘정당한 권원(權原)’에 의하여 제공되는 금품에 해당할 수 있다.
혹시라도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등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정도를 벗어난 수단과 방법으로 불공정한 내용을 계약 조건으로 했다면 ‘정당한 권원’으로 보기 어려워진다.
한편 청탁금지법이 농산물의 소비감소로 경제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이 지속되고 있다.한편 뇌물로 인한 사회적 비용보다 투명성과 개방성에 따른 경제적 이득이 훨씬 크다는 연구보고서도 있다.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북유럽 국가들처럼 기본과 원칙이 바로 서고,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도기적 ‘성장통’을 극복해야 한다.사회전반이 지혜를 모아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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