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체는 태어나 성장하고 늙고 병들어 죽는 과정을 거친다.누구도 이 숙명적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생로병사는 인간의 개입 여지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절망적 사태다.비켜갈 수 없는 벽 앞에 설 때 무력감을 느낀다.그러나 뒤집어보면 이 절망적인 사태야말로 모든 생명체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토양이다.태어나고 죽는 것은 천명(天命)에 속하는 것이지만 삶은 꾸려가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그 절대적 시간은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는 하기 나름이다.위안이라면 위안이다.생명의 유한성은 사람으로 하여금 보다 젊게 살고 싶은 욕망을 갖게 한다.가능한 오래 사는 것과 젊음을 유지하고 싶은 게 원초적 욕망이다.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건강한 삶을 향유하려는 것은 본능에 속한다.어떤 사람은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고,어떤 사람은 나이에 비해 늙어 보인다고 한다.
노화를 늦추고 젊게 사는 법을 찾는 것은 인류의 오랜 연구과제다.하나의 일관된 결론이 있다면 운동과의 연관성일 것이다.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이 오래 앉아서 지내면 빨리 늙는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이 연구팀이 64~95세 여성 1500명을 대상으로 세포나이를 조사한 결과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세포나이가 많았다고 한다.
하루에 10시간 이상 앉아있으면서 중고강도의 운동시간이 40분도 안 되는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과의 세포 나이 차가 무려 8년이나 됐다고 한다.이 연구결과는 ‘미국 역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에 소개 됐는데 오래 앉아있는 생활습관이 세포노화를 촉진한다는 것이다.실제 나이와 생물학적 나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런 습관을 통해 증명된다는 사실이 흥미를 끈다.
운동량이 치매와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캐나다 맥마스터 대학의 제니퍼 헤이스 교수는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는 노인은 치매 위험이 높은 변이유전자(APOEe4)를 가진 사람과 같다고 했다.이 변이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정상인보다 치매 위험이 3배 이상 높다고 한다.두 연구 모두 움직이는 것이 건강한 삶의 요체라는 결론이다.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슬슬 문밖으로 나서봐야겠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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