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주문진 영진해변
‘도깨비’ 방영 후 관광객 행렬 이어져
방사제 위 드라마 명장면 재연 인기

“은탁이는 꽃 들고 수줍게 웃고,김신은 두 손 주머니에 넣고 아련하게 쳐다보세요.하나 둘 셋!”
청록색 바다를 배경으로 선 두 사람에게 한 남자는 PD 못지않은 세심한 연출을 과시하며 연신 셔터를 누른다.그리고 곧 카메라 속 두 사람은 드라마 ‘도깨비’의 주인공이 된다.
동해안의 수많은 방사제 중 하나였던 강릉 주문진 영진해변의 한 방사제.인적 없던 이곳에 언젠가부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 강릉 주문진 영진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이 드라마 촬영지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 강릉 주문진 영진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이 드라마 촬영지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2만원이 넘는 택시비를 지불해야 하고 심상치 않은 날씨에 맹렬한 바닷바람과 겨루며 최소 30분 이상의 대기 시간을 견뎌야 해도 “날이 좋지 않아도 너와 함께하니 눈부시다”고 외치며 꿋꿋이 자기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
이들이 이른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이름도 없는 이 방사제로 몰려오는 이유는 딱 하나다.남녀노소 누구나 이곳에 서면 환상적이고 낭만 가득한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드라마 ‘도깨비’ 중 한장면
▲ 드라마 ‘도깨비’ 중 한장면
얼마 전 케이블 드라마로는 이례적인 시청률인 20.5%를 돌파하며 신드롬적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도깨비’의 가장 상징적인 명장면은 이곳에서 탄생했다.바로 이 방사제 위에서 극 중 연인인 두 주인공의 첫 만남이 이뤄졌기 때문이다.종영한지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도깨비’를 잊지 못한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운명적인 이야기가 깃든 이곳을 찾아 여운을 달래고 있다.
이처럼 수려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강릉 곳곳에 가지각색의 이야기가 더해지며 매력적인 관광지로 재탄생,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모래시계’부터 ‘구가의 서’,‘드라마의 제왕’,‘공주의 남자’,‘그녀는 예뻤다’,‘도깨비’,그리고 이제 막 방영을 시작한 ‘사임당,빛의 일기’까지.이번 주에는 한때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이야기를 좇아 강릉에서 드라마틱한 주말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강릉이 주인공의 자리를 비워놓고 기다리고 있다. 최유란 cyr@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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