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문화올림픽 전초전
>>>평창겨울음악제 개막 콘서트
정명화-안숙선 만남으로 기대
첼로-판소리 대화하는듯 연주
“시도는 좋았지만 부조화 있어”
강원 색 입지 못한 음악제 평도

▲ 2017 평창겨울음악제 개막콘서트 첫 무대를 연 첼리스트 정명화(사진 왼쪽)와 판소리 명창 안숙선.
▲ 2017 평창겨울음악제 개막콘서트 첫 무대를 연 첼리스트 정명화(사진 왼쪽)와 판소리 명창 안숙선.
판소리 명창 안숙선과 첼리스트 정명화의 만남으로 공연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2017 평창겨울음악제.지난 15일 평창에서 열린 개막 콘서트에서 두 거장은 나란히 무대에 올랐고,곡의 첫 장을 끝냈지만 좀처럼 관객들의 박수는 터져나오지 않았다.
곡의 러닝타임 자체도 짧았거니와 국악과 클래식의 만남이 만들어낸 생소함이 관객들에게 찰나의 당황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때늦은 박수가 이어지긴 했지만 어색함이 흐른 순간이었다.
두 아티스트가 공연한 ‘세개의 사랑가’는 판소리 중에서도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춘향가의 ‘사랑가’를 모티브로 한 곡이다.첼로의 묵직한 저음으로 시작한 무대는 안숙선 명창이 부르는 ‘사랑 사랑 내사랑이야’의 가사가 (판소리 중 가장 느린) 진양장단으로 이어지며 춘향과 몽룡의 사랑을 암시했다.비스듬이 마주보고 연주에 나선 두 연주자는 첼로와 판소리로 대화하듯 곡을 주고받으며 보기 드믄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몽룡과 춘향이 서로 업고 노는 모습이 중중모리에서 자진모리로 빠르게 전개되며 곡은 절정에 달했다. 정통 클래식의 경우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이 매너이기는 하나 이번 곡은 타이틀은 물론 ‘흥’을 위주로 한 판소리의 성격이 더 짙다.관객들의 호응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무대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두 장르의 만남 자체는 좋은 시도였으나 국악적 어법과 클래식의 어법이 좀처럼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신선함’과 ‘어색함’의 경계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한 관객은 “클래식과 국악 모두 좋아하지만 조금 낯설고 어려웠던 무대”였다며 “길이 자체도 짧아 곡을 해석하고 장르 결합의 매력을 느끼기엔 다소 부족했던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의 색’을 입지 못한 음악제 레퍼토리 역시 관객들에게 아쉬움으로 남았다.도민들은 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 탄생한 음악제인 만큼 평창이나 강원도에 대한 곡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의견이다.일부 관객들은 “평창에서 열릴 동계올림픽을 위해 개최된 음악제라면 적어도 올림픽이나 강원도를 주제로 한 테마곡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클래식에 국악을 더한 무대는 한국적 색채를 가미하기 위한 구색 맞춤 공연이라는 의구심마저 들게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막공연에는 음악제 메인 아티스트로 초청된 재즈 피아니스트 존 비즐리(John Beasley)가 재즈곡을 연주했으며,피아노 듀오 앤더슨 앤 로(Anderson & Roe)가 무대에 올라 터키행진곡,아베마리아,리베르탱고 등 대중에게 익숙한 곡을 자신들의 색으로 편곡해 선보였다.
평창겨울음악제는 알펜시아 콘서트홀과 강릉 올림픽파크 특설공연장에서 19일까지 이어진다. 안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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