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G-1페스티벌 총평
50개 넘는 공연 연계성 부족
강릉 위주 행사 지역쏠림 현상
다양성·공연 시간 문제도 지적

▲ 2018 평창동계올림픽 G-1년을 맞아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평창과 강릉 곳곳에서 펼쳐졌다.왼쪽부터 평창겨울음악제,평창비엔날레,G-1년 문화페스티벌.
▲ 2018 평창동계올림픽 G-1년을 맞아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평창과 강릉 곳곳에서 펼쳐졌다.왼쪽부터 평창겨울음악제,평창비엔날레,G-1년 문화페스티벌.
동계올림픽 개최 1년을 앞두고 열린 ‘평창올림픽 G-1페스티벌’은 성과와 함께 많은 과제를 남겼다.11일간 강릉과 평창에서 열린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지역 설화나 전통 놀이,무형문화재 등을 소재로 한 도내 시·군 대표문화행사를 비롯해 전국 광역시·도,국립·전문예술단,해외 공연단 등이 참여,총 55개의 문화공연을 펼쳤다.다양한 공연이 무료로 열려 시민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호평받았다.그러나 개최도시의 전통과 문화를 구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반시민과 관람객들의 참여를 끌어내지 못한 ‘행사를 위한 행사’였다는 평가다.
이번 페스티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 시킬만한 ‘킬러콘텐츠’와 문화올림픽을 진두지휘 할 ‘컨트롤타워’의 부재다.50개가 넘는 공연과 평창비엔날레&강릉신날레,평창겨울음악제,K-드라마 인 평창 등 관련 행사가 다양하게 열렸지만 연계성이 부족했다.문화로 하나 되는 문화올림픽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문화올림픽이나 강원 문화를 상징할만한 대표 공연 없이 많은 수의 공연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한데 그쳤다는 지적이다.한 시민은 “지금처럼 많은 문화행사를 남발한다고 문화올림픽이 되는 것은 아닌데 너무 수에만 집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강원도와 강릉,평창,정선 등 주요 개최도시의 정체성을 알리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4대 목표로 정한 경제·평화·환경·문화올림픽을 구체화한 프로그램과 메시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문화올림픽의 중심을 잡고 이끌어 나갈 ‘컨트롤타워’의 필요성도 제기됐다.행사에 참여한 문화관계자는 “인사이동이 잦은 공무원들이 문화올림픽을 총지휘를 하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며 “문화올림픽 전반적인 부분을 맡아 진행할 예술감독 선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강릉 위주의 문화행사 기획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평창겨울음악제 등 몇몇 행사를 제외하고는 90% 이상의 공연과 문화행사 대부분이 강릉 위주로 펼쳐지면서 평창·정선지역주민들이 소외감을 호소하기도 했다.개최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야할 중요한 시점에 오히려 역효과를 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공연 위주의 프로그램 구성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평창비엔날레 외에는 대부분의 문화행사가 공연으로 채워져 장르의 다양성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다.한 문화관계자는 “전시,영화,문학 등 다양한 문화 요소가 있는데 페스티벌이 너무 공연 위주로만 진행되고 있다”며 “여러 요소를 고려해 한국과 강원도의 다양한 문화 역량을 선보이는 것이 문화올림픽에도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공연 시간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공연이 진행된 강릉 올림픽파크 특설무대,해람문화관,단오문화관 3곳에서 같은 시간(오후 2시·7시)에 공연을 열며 비효율적으로 운영됐다는 비판도 나온다.이조차도 홍보가 충분하지 않아 전국민적인 올림픽 붐을 형성하기는커녕 문화 행사가 열린 강릉과 평창 시민에게조차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다.이승호(27·강릉)씨는 “문화 행사가 열린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주위에서도 문화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수년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지만 누구를 위한 페스티벌이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문화 전문가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문화행사 전반에 걸쳐 새 틀을 짜야한다”며 “강원의 문화를 올림픽 유산으로 남기기 위해서는 남은 시간을 활용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안영옥·최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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