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논리로 여론 사분오열되면 우리사회 더 깊은 수렁에 빠져

박근혜대통령 탄핵과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광장을 가득 메운다.강원도를 비롯한 전국의 광장이 촛불과 태극기로 뒤덮이고 있다.양 진영의 주장이 격하게 부딪치는 광장은 한국사회가 직면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국정농단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로 시작된 광장의 촛불은 16회를 넘으며 더욱 선명해졌다.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반듯하고 정의로운 나라,다음 세대에게 떳떳한 대한민국을 물려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이에 맞서는 태극기집회 참석자들은 대통령을 결사적으로 옹호하며 탄핵무효와 국회해산,특검 해체를 촉구한다.같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기막힌 현상이다.
국민을 양극단으로 가른 이런 모습은 박대통령이 초래했다.당사자가 ‘결재해지’하면 좋으련만 대통령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이제 이 나라의 앞날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달렸다.헌재는 오는 24일 최종 변론을 마치고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퇴임 전인 3월10일을 전후해 선고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국정농단 사태가 종착역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것이다.헌재는 신속하고 공정한 결정을 통해 국정공백 사태를 하루빨리 끝내야 한다.오로지 법과 양심,진실에 의거해 나라의 앞날을 열어야 한다.
대통령 탄핵 심판과 특검수사가 이뤄지는 동안 우리사회는 많은 일들을 경험했다.일개 사인에 의한 국정농단이 얼마나 많은 부정과 부패를 양산했는지,권력에 빌붙은 대학사회가 어떻게 망가졌는지,정경유착의 폐해가 얼마나 깊고 심각한지를 생생하게 지켜봤다.우리사회에 쌓인 각종 적폐의 견고함과 끈질긴 생명력도 확인했다.그러나 우리가 파악하지 못한 부정과 부조리,부패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한정된 짧은 시간 내에 모든 것들을 속속들이 밝혀낼 수도 없다.우리사회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대통령 탄핵 여부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촛불과 태극기 양 진영의 주장은 더욱 격렬하고 강력해질 것이다.이 상황을 우리는 슬기롭게 극복해야한다.그리고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촛불과 태극기로 상징되는 양진영이 적대적 감정을 품지 말라는 것이다.촛불은 이미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평화집회’의 모범사례로 각인됐다.가슴에 맺힌 주장과 분노를 민주적이고 평화적으로 승화시킨 것이다.태극기집회도 마찬가지다.광장을 떠나면 모두가 이웃이고 가족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스스로의 신념은 갖되 헌재의 판결이 내려지면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그것이 민주시민의 기본자세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