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기억으로 남은 평택 ‘원영이 사건’ 재발해선 안 돼

새학기를 앞두고 미취학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다.지난해 이맘때 발생한 평택 ‘원영이 사건’이 끔찍한 기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원영군은 2016년 2월초 계모와 친부의 학대로 숨진 뒤 암매장됐다.수사 결과,계모와 친부는 사건이 발생하기 수년전인 지난 2013년부터 원영군 남매를 상습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계모와 친부는 살인과 사체유기,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각각 징역 27년과 17년이 확정됐지만 우리사회에 미친 여파는 아직도 진행형이다.‘원영이 사건’과 유사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사회는 분노에 치를 떨지만 정부대책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여론이 잠잠해지면 곧바로 다른 사건이 터진다.지난해 발생한 아동학대와 살해사건만 해도 일일이 열거하기 벅찰 정도다.엄마로부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한 네 살짜리 여자아이가 햄버거를 먹고 화장실에서 숨진 일과 20대 이모가 세 살짜리 조카를 폭행,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이 아직도 생생하다.사건이 터지고 난 뒤 정부는 늘 대책을 내놓고 재발 방지를 다짐한다.‘아동학대 조기 발견 및 관리 대응 매뉴얼’이 대표적이다.그러나 현장의 상황은 여전히 위태롭다.
입학시즌을 맞아 전국 각 초등학교가 취학대상 아동을 소집한 결과,상당수 아동의 행방이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다.예비소집에 불참한 수백명의 아동 가운데 대부분의 소재가 확인됐지만 여전히 상당수 아동의 행방이 오리무중이다.각 지역교육청은 해당 아동에 대한 소재 파악과 함께 학대 및 방임 가능성에 대한 전수조사를 신속히 벌여야한다.현재로서는 이들 아동이 어떤 상태에 놓여있는지 알 수 없다.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이들의 행방을 찾는데 수사력을 모아야 한다.
아동학대는 어떤 변명도 필요없는 반인륜적 범죄다.그러나 우리사회는 부모에 의해 저질러지는 아동학대에 지나치게 관대하다.자녀를 독립적 개인이 아니라 부모의 소유물로 여기는 시대착오적 관념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이런 생각이 우리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한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를 막을 수 없다.유치원과 어린이집 보육교사에 의해 저질러지는 폭력도 마찬가지다.미취학 아동은 가족의 보살핌이 가장 필요한 시기다.교육당국과 경찰은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미취학 아동뿐 아니라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불행한 사태를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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