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린성(吉林省) 옌지(延吉)는 연변조선족 자치주 주도(州都)다.옌지를 비롯 인근의 용정,도문,훈춘 등이 조선족들의 자치주에 포함된다.인천공항에서는 옌지공항을 오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중국 남방항공 등은 연일 북적이고 있다.대부분의 승객들은 한국을 방문하는 조선족 동포들이지만,백두산 관광을 위해 이곳을 찾는 한국인도 적지 않은 까닭이다.
이곳은 19세기 중반부터 주로 함경도 사람들이 두만강을 건너와 이주한 지역이다.1881년 연변지역의 조선인은 약 1만명이었는데,일제의 조선침탈이 노골화되던 1907년에 이르러서는 옌지에만 조선인 가구수가 5만호에 이르렀다고 한다.일제강점기인 1930년에는 옌지현, 허룽현, 훈춘현, 왕칭현 등 4개 현의 조선인이 39만명에 달해 이 지역 총인구의 76.4%나 될 정도였다.지금도 80만명의 조선족이 살고 있는 중국 최대의 조선족 거주지역이다.
이 지역은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 이후인 1952년 9월3일,조선민족자치구가 설치됐다가 1955년 자치주로 재편됐다.주 정부는 조선족 자치주가 성립된 9월3일을 자치주 차원의 공휴일로 지정해 매년 9·3절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고 있다.이 날은 중국정부 주요인사 뿐만 아니라 한국과 북한,일본 등 세계 각국의 인사들이 참석해 자치주 출범을 축하하는 행사를 갖는다.
중국의 연변동포들은 중국의 한족(漢族)문화와는 다른 우리 선조들의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대부분 지켜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그래서 이곳을 찾은 많은 한국인들은 이곳이 마치 우리의 조상들이 살았던 한국땅이라는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그만큼 이들의 조선민족에 대한 자부심과 동포애가 남다른 것이다.사실 예전에는 연변동포 대부분이 함경도 출신이기 때문에 한국보다는 북한정서가 강했지만,한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진 다음에는 남북을 구별하지 않는 한민족이라는 의식이 강해지고 있다.
중국 연변동포들의 2018평화의벽 참여 열기가 뜨겁다는 소식(본보 27일자 3면)이다.평화를 사랑하는 한민족의 심성을 간직하고 있는 연변동포들은 2018년 동계올림픽이 평창에서 개최되는 것을 누구보다 반기고 있었다.2018평화의벽에 대한 연변동포들의 높은 관심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천남수 사회조사연구소장 chonn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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