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 추태 변명 핑계….듣기에 민망하고 부끄러운 단어들이다.속되고 비루하다.말하는 이나 듣는 이 모두 품격을 걱정한다.그러나 이 언어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 날개를 달았다.대통령과 대통령 대리인단이 그렇게 만들었다.헌법재판소 최종 변론은 그 완결판!박대통령은 이동흡대리인이 읽은 의견서에서 국회가 소추한 탄핵사유를 모조리 부인했다.밝혀진 사실에도 ‘모른다’,‘억울하다’고 강변했다.“최순실씨를 잘 못 관리해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는 말에는 억장이 무너진다.
주권자인 국민은 헌법과 법률을 어긴 대통령을 어떻게 할지 묻는다.대통령이 법 위에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본다.헌재는 국민들의 이 같은 물음에 답할 것이다.탄핵심판을 통해 법적시비는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냈다.주권자가 위임한 권력을 아무런 권한도 없는 사적 개인에게 넘기고, 그 개인이 사익을 추구하도록 협조한 사실이 확인됐다.국민주권주의와 대의민주주의 훼손.‘세월호7시간’동안 대통령으로써 ‘마땅히 했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도 입증됐다.이밖에도 많은 사실들이 드러났다.더 무엇이 필요한가.
대통령 대리인단은 “대통령을 내쫓으면 우리나라의 앞날이 불안해진다”며 “대통령에게 혼란을 수습하고 국가를 봉합할 기회를 주는 것이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탄핵 기각을 주장한다.국회 소추위원 대리인단은 이에 맞서 “국민 다수는 피청구인(박대통령)에 대해 직접선거로 부여했던 정치적 신임을 거두었다”며 “‘대통령은 결코 법 위에 있지 않다’는 법치의 대원칙을 헌재가 선언해야 한다”고 했다.탄핵소추사유가 17가지에 이른다는 점도 조목조목 설명했다.국정농단 사태로 특검이 기소한 사람만 30여 명에 이른다.
자신의 과오로 수 많은 사람들이 처벌된 상황에서 ‘나홀로 무죄’를 주장하는 것은 억지이자 궤변이다.그런 지도자를 보는 국민들은 괴롭다.상식이 통하지 않는 오만과 독선으로 비칠 뿐이다.‘오직 국민만을 위해 살았다’는 말조차 구차한 변명으로 들린다.떳떳하고 당당한 모습은 오간데 없고 염치없고 비겁한 이미지만 어른거린다.대통령은 광장의 시민들에게 당당해야 한다.‘피해자 코스프레’는 품격만 떨어뜨릴 뿐이다.최초의 ‘과반 득표 대통령’에게는 더더욱!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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