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들이 젊은층에 비해 교통사고를 덜 낸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에서 나왔다는 보도가 있다. 상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이 연구결과는 미국 국토교통연구소가 1975년부터 2003년 사이 미국에서 발생한 33만 여 건의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운전자는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의 약 15%를 차지했지만 이들이 낸 사고는 전체의 7%에 그쳤다고 한다. 반면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의 13%인 24살 미만의 연령층의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 비중은 43%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조사는 면허소지자와 실제 운전자수의 차이를 감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나름대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우리는 그동안 노인 계층의 운전이 젊은이들에 비해 위험요소가 많은 것으로 인식하여 왔다.그 이유로 노인들의 시력 저하와 반사 신경 둔화,운동능력 감퇴로 인한 위급상황에 대처능력 부족 등을 꼽았다. 물론 이와 같은 점들은 부인하기 어려운 노인계층의 특성이다.그러나 고령자들은 이 같은 자신들의 육체적 특성을 충분히 이해해 이를 실제 운전 시 적극적으로 감안 하는 등 극도의 조심운전을 행했다고 볼 수 있다.추정하건데 이 같은 고령자의 운전태도는 분명 속도를 낮추고 전방주시에 소홀함이 없는 주의력,급가속이나 급정거 같은 과격한 운전행태 배제 등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노인들보다 월등히 신체조건이 우수한 젊은층이 노인들의 조심운전 태도를 모방해 실제 운전상황에 적용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그것은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교통사고가 극적으로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반면 젊은층의 조심운전이 가져올 반대급부는 어떨까.교통관계 전문가들은 이 경우 도로위의 전반적인 자동차 통행속도만 늦어질 뿐 다른 문제는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위와 같은 운전습관이 최근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보복운전,난폭운전과 같은 도로 위 돌발상황을 예방하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에서의 고령자 안전운전 관련 연구 결과는 한국에 접목 시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며 우리나라 운전자들에게 썩 좋은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이지수·평창경찰서 교통관리계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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