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마음’.세상 사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그 ‘마음’을 생각한다.새 봄을 시작하는 3월의 마음은 새 싹을 닮았다.싱그럽고 야무지다.강한 생명력과 자부심으로 똘똘 뭉쳤다.우리 모두가 바라는 그 ‘마음’.더 봉사하기 위해 만학도의 길을 걷는 60대의 마음이 그럴 것이다.치열한 입시관문을 뚫고 입학한 새내기 대학생과 취업에 성공한 사회 초년생의 마음도 ‘정의’,‘도전’ 같은 긍정의 언어로 채워졌을 것이다.그 마음이 갑질과 불의로 얼룩진 기성사회에 짓눌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성형이 인기다.남녀노소 너나 할것 없이 얼굴을 고치고 몸매를 교정한다.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를 전후로 8차례에 걸쳐 보톡스·필러 등 미용·성형시술을 받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성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맞아도 그만,안 맞아도 그만’이라는 마늘,감초,백옥,신데렐라,태반주사가 ‘대통령이 맞은 주사’로 회자되면서 불티나게 팔려나간다.물론 나무랄 일은 아니다.‘외모지상주의와 의술,상술의 합작품’이라고 깎아내리고 싶은 생각도 없다.그러나 서글프다.외형만 남고,‘마음’이 사라지고 있으니….
탄핵정국을 거치며 우리사회가 앓고 있는 병폐가 조목조목 드러났다.중증이다.진실을 가리는 거짓말과 자신만 옳다는 비타협, 아집과 독선으로 일그러진 기형적 성격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병’이 심각하다.지도층과 학자 등 우리사회 최고 엘리트층일수록 증세가 심하다.비뚤어지고 뒤틀린 마음을 고칠 ‘마음 성형의’는 없는지….외모와 명품,돈과 권력으로 치장하려는 사람들이 넘친다.사회 전체가 ‘겉멋 콤플렉스’에 걸린 듯하다.
“겉을 중시하는 자의 내면은 졸렬하다(凡外重者內拙)”.장자의 말이다.“덕이 장차 그대를 아름답게 할 것(德將爲汝美)”이라는 말도 했다.순자는 공자의 모습이 ‘귀신 쫓는 방상씨 탈을 뒤집어 쓴 몰골’이고,주나라의 재상 주공은 ‘부러진 고사목’을 닮았다고 했다.그럼에도 그는 “못생겼어도 마음씀씀이가 좋으면 군자 되기에 걸릴 게 없다.잘생겼어도 마음씀씀이가 나쁘면 소인배 되기에 걸릴 게 없다(形相雖惡而心術善, 無害爲君子也.形相雖善而心術惡, 無害爲小人也)고 일갈한다.면접성형과 회춘성형,효도성형이 난무하는 때 한번쯤 새겨 둘 말이다.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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