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동아서점 운영 김영건씨
책 ‘당신에게 말을 건다’ 출간
1956년 개점 후 3대째 이어져
서점 재개업 에피소드 등 담아

▲ ‘당신에게 말을 건다’
▲ ‘당신에게 말을 건다’

3대에 걸쳐 운영되고 있는 속초 ‘동아서점’의 이야기가 한 권의 책에 담겨 나와 주목받고 있다.
동아서점은 속초에 1956년 문을 연 이후 60년이 넘는 시간동안 사람들에게 책으로 말을 걸어왔다.창립자인 고(故) 김종록 씨가 운영하던 서점을 아들 김일수(57)씨가 ‘어쩌다가’ 서점을 물려받았고 ‘어찌어찌하다’ 사십 년 동안 서점 일을 했다.일수씨는 서울에서 비정규직 공연기획자로 일하다 고향으로 내려온 아들 영건(30)씨에게 서점 운영을 제안하고,영건씨는 얼떨결에 승낙했다.이렇게 서점은 60여년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아버지 일수씨와 함께 서점을 운영 중인 영건씨는 책 ‘당신에게 말을 건다-속초 동아서점 이야기’를 펴내고 서점이 지내온 시간과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이야기한다.‘아버지는 삼십 년 넘도록 속초에서 작은 동네서점을 운영했다.…사람들이 줄 서서 책을 구매하던 풍경,하루가 꼬박 다 가도록 쉴 새 없이 장부에 뭔지 모를 숫자를 적던 아버지의 모습도 희미하게 기억나는 한편,사람의 손길이 닿은 지 오래돼서 엉망인 책장,힘없이 목을 늘어뜨린 채 졸고 있던 아버지의 모습도 내 기억 속에 또렷했다’(책 내용 중)

▲ 3대 동아서점
▲ 3대 동아서점
영건씨는 아버지와 함께 서점을 재정비했다.2만 권의 책을 반품하고 그보다 많은 책을 들여놨다.아버지와 아들이 투닥거리며 깨달은 것은 ‘서점 일’이 그들에게 그런대로 잘 어울린다는 거였다.동아서점만의 분류로 사소한 실험을 하며 인터넷 서점이 아닌 오프라인 서점에 갈 이유들을 하나씩 만들어갔다.어설픈 손글씨 안내문을 써붙이기도 했고,신간 배본을 받지 않고 각종 일간지에 소개된 책정보 등을 참고하며 서점에 들여놓을 책들을 정성껏 골랐다.

▲ 2대 동아서점
▲ 2대 동아서점

“사명감 같은 게 있어서 한 게 아니었다.그저 시간이 흘렀다”고 말하는 아버지 일수씨와 ‘책 한 권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어’라고 비관한 영건씨는 끝내 ‘서점’이라는 공간을 포기하지 않으며 진정한 ‘서점 사람’이 됐다.

▲ 1대 동아서점
▲ 1대 동아서점
책 ‘당신에게 말을 건다’에는 서점을 재개업 하기 전 철야 작업을 하던 경험과 책 안내문을 직접 쓰며 경험한 ‘눈물의 캘리그라피’,서점발 베스트셀러를 정하고 검색대가 없는 서점을 만들기까지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특히 영건씨는 서점 운영을 하며 느낀 ‘아버지의 자리’를 다시 한 번 돌아본다. 안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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