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성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외과교수
▲ 김해성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외과교수
“국가에서 해 주는 유방 촬영술은 잘 보이지 않고 오진이 많다는데 꼭 찍어야 하나요?”
“초음파가 유방촬영술 보다 더 정확하다고 해서 초음파만 하면 안 되나요?”
진료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대중매체의 잘못된 정보 전달과 공부하지 않는 의사들의 잘못된 설명도 이런 질문의 탄생에 한 몫을 했을 것이다.유방 촬영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 진료를 하면서 추가적인 유방 촬영술을 설명하면, 과잉진료의 오해까지 받는 경우도 있었다.
단순히 유방촬영술과 유방 초음파만 비교한다면 당연히 초음파의 정확도가 더 높다.게다가 검사할 때 아프지도 않다.하지만 초음파에서 발견되지 않는 암의 신호도 있고 초음파가 모든 암을 다 찾아내는 것은 아니다.
7년 전 삼척에서 환자 한 분이 외래에 방문하였다.근처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유방 초음파 검사만 했고,며칠 전 유방 초음파 검사에서 문제가 생겨 내원했다고 한다.유방촬영술을 시행 하였고 사진을 보니 전후사정을 금방 짐작할 수 있었다.우측 유방의 외상측에 미세석회화가 넓게 퍼져 있었다.미세석회화는 조기 유방암의 신호인데 초기에는 제 아무리 전문가라도 초음파에서 발견하기 무척 힘들다.대부분이 항암치료도 필요 없는 제자리암종이라 제대로 진단만 되면,완치는 시간문제라고 생각될 정도로 치료가 잘된다. 그런 미세석회화가 얼마나 많이 퍼져 있었는지 초음파에서도 잘 보일 정도였던 것이다.수술을 하기로 했고,다행이 수술 결과가 미세석회화가 넓게 퍼져 있기는 했지만 침습성 유방암으로 진행하지는 않아서 2년 전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의 경우처럼 다행스럽게 끝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치료 시기를 놓쳐 70대 환자 분이 젊은 사람도 힘들어하는 항암치료를 하기도 하였고 젊은 애기 엄마는 암이 너무 커져 치료가 되지 않기도 하였다.
유방촬영술과 유방초음파는 서로 보완적인 검사다.서양 여성은 치밀유방의 빈도가 낮아 유방촬영술만으로도 유방암의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반면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유방암 발병률이 높은 40∼50대 여성은 50%이상이 치밀유방이기에,유방촬영술과 함께 유방초음파 검사를 같이 하여야 조기 발견이 가능하기 때문에 외국에 비해 초음파 검사가 많다. 최근 유명 논문에서도 치밀 유방의 경우 유방촬영술을 한 후 정확히 판독하고 유방 초음파 검사를 하게 되면 정확도는 98∼100%였다고 발표하여 조직의 특성에 따른 검사 방법의 중요성을 증명하였다.그리고 초음파 검사는 검사자의 세심함과 실력에 따라 정확도가 많이 좌우되는 주관적인 검사이기 때문에 검사 결과가 병원마다 차이가 나는 경우도 많고 유방촬영술에서는 보이는 작은 유방암도 초음파 검사로 찾기 힘든 경우가 가끔 있어서 유방촬영술은 반드시 필요한 검사라 할 수 있겠다.단, 30세 이전의 여성은 유방암이 드물고 거의 대부분이 치밀 유방이라 유방초음파 검사만 한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다른 부위의 암보다 치료가 간편하고 완치율은 98%에 달한다.정기적인 유방암 검진,본인의 조직에 맞는 적절한 검사법,본인의 부지런함만 있다면 누구든 극복할 수 있는 암이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