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 유행]
첨가제 제로… 브루마스터가 제조·연구 맥아 깊은 맛 풍부, 전국 각지서 납품 관심
원주시 개운동 ‘브로이하우스’ 김명식(33) 대표는 10여년 전 소비자들의 맥주에 대한 인식이 변화할 무렵 취업 대신 수제맥주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처음 오픈했을 당시 하우스 맥주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찾는 손님이 뜸해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당시 국내 주세법이 개정돼 일반 업소에서도 직접 맥주를 만들어 팔 수 있게 됐지만 대부분 고객 입맛은 여전히 기존 맥주에 길들여져 있었다.조금씩 수제 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경쟁업체도 잇달아 문을 열었다.시장이 포화되면서 김 대표는 맛의 차별화로 생존 전략을 모색했다.이곳에서 만드는 맥주는 맥아와 홉,효모,물 이외에 다른 첨가제를 넣지 않는다.또 맥아로만 만들어 바로 숙성 통에 담고 다른 맥주와 달리 열처리 과정을 생략했다.때문에 맥아의 깊고 부드러운 맛은 물론 효모 등 각종 영양도 풍부하다.맛의 차별화로 가게를 찾는 손님이 하루 평균 50여명에 이르며 13년째 단골손님이 80%를 차지한다.
송순 넣어 빚은 맥주 과일향·솔향 일품, 50년된 양조장 개조 분위기에 흠뻑
강릉의 수제맥주 전문점 ‘버드나무 브루어리’ 맥주맛을 본 애주가들은 “또가서 마시고 싶다”고 한다.2015년,50년 된 홍제동의 낡은 양조장을 개조해 문을 연 버드나무 브루어리는 강릉의 명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지역의 애주가들은 물론이요 관광객들도 바다로 산으로 향하던 발길을 잠시 멈추고 이곳에서 맥주 한잔하고 가는 것이 일상이 돼버렸다.버드나무 브루어리가 추구하는 맥주 문화는 이전까지 우리 사회를 지배해 왔던 ‘부어라,마셔라’식의 그것과는 다르다.오히려 커피처럼 맛과 향을 즐기면서 기분좋을 만큼만 마시는 부담없는 문화에 가깝다.그래서일까.버드나무 브루어리에 가면 맛과 향이 각양각색인 맥주들 사이에서 행복한 고민에 빠지곤 한다.
버드나무 브루어리가 선보이고 있는 맥주와 음식중에는 강릉의 지명이 들어간 메뉴들이 많다.수제맥주인 먼데이 미노리,즈므블랑,하슬라 IPA,파인시티 세종과 음식메뉴인 미노리 피자,주문진 피자가 그것이다.미노리와 즈므마을,주문진은 현존 지명이고 하슬라는 ‘큰 바다’라는 뜻을 가진 강릉의 옛 이름이다.‘파인시티 세종’은 ‘솔향 강릉’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메뉴라고 한다.‘송순’을 넣어 빚은 맥주로 과일향과 솔향이 입안 한가득 퍼지는 독특한 풍미때문에 많은 이들이 선호하고 있다.
이 집에서 가장 인기있는 음식 메뉴는 ‘주문진 피자’다.동해안 대표 어종인 오징어와 오징어 먹물을 재료로 사용하는데,오징어와 치즈의 환상적인 궁합이 감칠맛을 더한다.
이 외에도 ‘크림버섯플레이트’,‘월요일 아침 오믈렛’,‘오픈샌드위치’ 같은 점심 특선 메뉴도 있고 통째로 튀긴 홍메기살을 감자튀김과 곁들여 먹을 수 있는 ‘피쉬 앤 칩스’와 샐러드,스테이크,오븐 요리 종류도 준비돼 있다.
버드나무 브루어리에서는 맥주와 함께 분위기를 마신다.1926년 ‘강릉합동양조장’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던 건물이 현대에 와서 트렌디한 수제맥주집으로 변신했다는 이야기는 이 집 술자리의 가장 즐거운 안주거리다.노후한 건물을 부수지 않고 리모델링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투박한 벽돌벽,낡은 나무 천장,매장 곳곳에 드러나 있는 철골 구조물이 나무 테이블,철제 소품 등과 어우러지면서 세련되면서도 따듯한,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여기에 홀 한켠의 작은 화단이 생명력을 불어넣고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양조시설이 신뢰감을 준다.낮에는 햇빛이,밤에는 노란 불빛이 홀을 따듯하게 채우는 버드나무 브루어리로 가자.버드나무 밑에서 낮잠을 자는 것 같은 달콤한 휴식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이서영 arachi21@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