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이인휘 작가 장편소설
자전적 경험 바탕 작가 여정
정태춘 동명 노래서 영감
가사 인용 시대 아픔 엮어
원주에서 창작활동 중인 이인휘(59) 소설가가 자전적 경험이 짙게 반영된 장편소설 ‘건너간다’를 펴냈다.저자가 소설에서 멀어진 이유에 대한 설명이자 노동문학 작가로서의 회고록 성격의 작품이다.
이야기는 식품공장에서 호떡 뒤집는 일을 하며 글을 쓰는 ‘박해운’이 한동안 잊고 있었던 하태산의 음악을 다시 듣는 장면에서 시작한다.박해운은 어느 날 종적을 감춘 하태산의 삶을 소설로 옮겨볼까 생각하지만,곧 자기 얘기를 쓰기로 마음을 고쳐먹는다.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저자는 박해운의 회상을 통해 자신이 몸담아온 노동문학의 여정을 되짚는 한편 외국인 노동자들과 어울리는 박해운의 일터를 비추며 오늘날 노동문학의 존재 이유를 자연스레 설명한다.소설의 얼개만으로도 자전적 경험이 짙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작가가 1980년대 구로공단에서 노동자 문예잡지 ‘신새벽’을 만들 당시 쓴 필명이 박해운이었고,아내의 병을 고치느라 소설을 접은 시기 빚을 갚기 위해 일한 곳이 강원도의 식품공장이었다.
오랫동안 노동문화운동을 해 온 저자는 박영진 열사 추모사업회에서 일했으며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장을 역임했다.7년 전 원주에 정착해 현재 부론면 관덕마을에서 살고 있다.지난해 발표한 소설집 ‘폐혜를 보다’로 만해문학상을 수상했다.324쪽 1만2000원 창비. 안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