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리그 진입에 성공하고 유명 선수를 잇따라 영입한 우리 강원FC의 행보에 잔뜩 기대를 갖고 난생 처음 시즌권을 구매했다.부푼 기대는 평창 축구전용구장에 도착하자마자 시즌권 구매를 후회하고 말았다.강원도의 대도시라 할 수 있는 강릉·춘천·원주의 팬들은 당연히 자가용을 이용할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주차 시설 미비로 인한 혼란과 진입 자체를 막는 요원에 의해 본의 아니게 30분 이상 걸어야만 경기장에 도착 할 수 있었다.티켓팅 천막은 원활하지 못한 혼란으로 대기줄이 꽈리를 틀었지만 이에 대한 안내조차 한마디 없었다.강원도 관객의 인내심이 오히려 존경스럽다.
선수들이 몸을 던지고 뛰어야할 잔디밭은 맨땅과 다름없고 퇴비 썩는 냄새는 테러수준이였다.서울에서 온 지인은 귀가시 뻔한 주차 혼란을 피하기 위해 후반 30분전에 자리를 뜨고 말았다.강원 FC 조태룡 대표이사는 식전 화려한 이벤트를 약속하면서 1시간 일찍 입장을 통해 더 큰 서비스를 공약했지만 막상 공연이랄 것도 없는 군인과 대학생을 동원한 초라한 사전행사는 관객의 1시간을 우습게 알거나 관객의 수준을 무시한 것 아닐까하는 쓴 웃음만 나왔다.경기장 입장을 위해 다니는 통로는 온통 진흙밭 이었고 진흙을 밟은 신발은 관람석을 초토화 시켜 어떻게 앉아야 할지 난감하기만 했다.지정좌석의 번호는 숨은 그림 찾기보다 어렵고 작았을 뿐 더러 등받이조차 없는 것은 이 상황에서 그저 애교 수준이다.
스키 활강장에 맞게 설계 된 건지 모르겠지만 관람석의 각도도 활강장 못지않게 아찔하기만 하다.진입계단에 무차별 번진 진흙은 자칫 여기서 활강이 이루어질 것만 같아 아이 부모들은 한숨부터 나온다.외부 음식과 음료를 반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를 받고 준비 없이 간 내가 참 바보스럽다.흙밭 천막에서 파는 컵라면은 물이 안 끓고,커피는 포기하고 말았다.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가?마치 사기 당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차라리 시즌권을 환불해줘라. 손원길·강릉시 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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