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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사랑세를 만들자

김순은 2017년 03월 15일 수요일
▲ 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간접 민주주의의 폐단은 작금 국내·외적으로 국민들을 가장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18세기 자유 민주주의가 창안되고 공정한 선거를 통한 간접(대의) 민주주의가 제정될 때만 해도 간접 민주주의는 국민주권의 철학하에 국민의 기본권을 신장시키는 훌륭한 제도로 평가되었다.선거권의 확대와 선거의 공정성 확대는 자유 민주주의의 성숙을 의미하였으나 오늘날에는 점차 그 부작용을 간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대통령을 포함한 국민의 대리인 역할을 해야 할 정치인들이 주인인 국민의 의사와는 너무 동떨어진 정치적 행태를 보여 국민의 대표성을 적절히 보장하기 위한 헌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국민 대표성은 통상 인구의 수에 따라 결정된다.현재와 같이 인구 대부분이 대도시에 거주하는 경우 도시지역의 국회의원 수가 기타 지역의 국회의원 수보다 월등히 많아 도시지역의 국회의원들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정치인이 되는 셈이다.강원도의 면적은 전국의 16.8%를 차지하고 있으나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은 300명 중 8명으로 전체의 3.16%에 불과하다.저출산·고령화로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농산어촌 지역은 소멸을 걱정할 수준에 이르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소리를 적절히 대변해 주는 정치인은 거의 전무한 것이 간접 민주주의의 또 다른 폐단이다.
우리나라는 국민주권의 사상하에 국민의 주권은 국가(중앙정부)에 위임되어 국가가 행사하였으며 지방은 법령에서 규정한 제한된 범위 내에서 국민의 대리인이 되었다.주민주권이 보장되지 않은 틀 속에서 중앙집권체제가 강화된 것이다.이러한 체제는 저출산·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농산어촌의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지방의 인구가 감소한 원인에는 출산율의 저하도 있지만,주요한 원인은 대부분의 인구가 농산어촌을 떠나 도시에 거주한 것이었다.
저출산·고령화 및 지역 인구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철학과 제도가 필요하다.주민주권이라는 철학의 주민 범주에 ‘마음의 주민’이라는 개념을 포함하는 것이다.대부분의 사람들은 태어난 곳이나 학교를 다녔던 고향에서 평생 동안 거주하는 일이 흔치 않다.따라서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고향 등 특정 지역에 대한 향수와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실제로 거주하지는 않지만 특정 지역에 애정을 갖는 사람을 ‘마음의 주민’이라고 할 수 있다.마음의 주민들이 특정 지역에 대한 사랑을 표시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든다면 해당 지역의 발전에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치자금 기부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국회의원에게 국민들이 일정액을 기부하면 10만원 범위 내에서 연말정산 때 기부금의 액수만큼 세금을 감면해 주는 제도이다.같은 방식으로 마음의 주민들이 애착이 가는 지역에 일정액을 기부하면 제한된 범위 내에서 세금을 감면해 주는 제도를 검토해 볼 가치가 있다.이러한 제도는 주민주권에 기초하여 주민참여를 새로운 차원에서 발전시킬 수 있는 내고장 사랑세(가칭)인 것이다.내고장 사랑세는 우선 주민들의 참여의식을 제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고장 사랑세를 받은 지역에서는 지역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는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생기게 된다.인구의 감소는 각종 세입의 감소로 이어지는 반면 세출의 수요는 더욱 커져 재정적 압박을 가중하였다.이런 점을 고려할 때 내고장 사랑세는 지역의 유용한 재원이 될 수 있다.재원의 용도 중 기부자의 고향방문 등의 보조가 포함된다면 유동인구의 증가가 이어져 해당 지역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마음의 주민들이 내고장 사랑세를 통하여 해당 지역을 방문하게 된다면 해당 지역의 문화와 역사 등 관광자원의 개발은 물론 특산품의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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