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도 편집 부국장

 자치단체 마다 인구늘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일선 시군의 노력만큼 인구가 늘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드는 게 현실이다. 현재 도내 일선 시군에서는 인구 늘리기를 위해 ‘쓰레기봉투 무상 제공'‘상수도료 감면’‘신생아 출생때 기념통장 개설’ 등 탁상에서 할 수 있는 온갖 유인책을 쓰고 있다. 또 모군지역에서는 타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공무원에게 헌법이 보장하는 거주이전의 자유를 제한하는 ‘근무지내 주소 이전’을 초법적으로 강제하고 있다.
 이처럼 일선 시군에서 인구 늘리기에 사활을 거는 것은 중앙정부에서 교부세를 인구수를 기준으로 교부하고 있을 뿐 만아니라 인구 5만명선이 무너지면 행정기구가 줄어들고 공무원 정원이 감축되는 등 지역에 도미노현상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 만큼 일선 시군에서 느끼는 인구 감소 현상은 절박하다.
 하지만 도내 대부분은 농촌과 어촌 광산촌이어서 경제와 교육 문화적인 문제를 자치단체에서 해결해줄 수 없다는데 인구 늘리기 정책의 한계가 있다.
 예부터 우리 나라는 농경사회의 전통에 따라 '한 지역에 몇 대가 살았느냐'를 가문의 자랑으로 여기며 고향을 지키며 살아왔다. 이 같은 전통을 뒤로하고 고향을 등지는 이유는 자녀들의 교육과 대도시 주민들과 소득의 격차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이 가장 큰 이유다.
 한 여름 뙤약볕 아래서 비 오듯 쏟아지는 땀과 지독한 농약을 뒤집어쓰면서 일을 해도 가을 수확철에 남는 것은 빚뿐인 현실, 거친 파도를 헤치고 잡아온 고기값의 폭락, 피서철 강과 하천을 가득 메우는 피서객들의 유희를 보면서 일할 맛을 잃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고향을 지키는 젊은이는 손으로 셀 정도고 경로당에서 아름다운 노년을 보내야 될 노인들만이 농촌 들녘을 지키고 있다.
 얼마 전 모 방송에서 보도된 알프스 산악지대에 위치한 스위스의 몬스타인 마을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스위스 동부 해발 1천620m에 위치한 이마을은 도내 산촌처럼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겨울에는 흰눈으로 뒤덮인 말 그대로 두메산골이다.
 이 마을은 200년전 인구가 150명으로 지금도 40여가구 170명이 오순도순 살고 있다. 수백년 동안 인구가 일정규모로 유지돼 있는 것은 공부를 위해 떠났던 젊은이들이 대부분 다시 돌아온다는 데 있다.
 그 이유는 험준한 산골이지만 자동차가 다니는데 불편한 점이 없도록 마을 입구에 큰 터널이 설치돼 있고 도시 생활 못지않게 편리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더욱이 이들이 고향을 지키는 것은 도시와 소득 수준에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산업화와 농수산물 수입개방으로 인해 도시와 농어촌과의 문화 소득 격차로 인해 상처받는 우리의 현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동화속의 이야기다.
 스위스 몬스타인 마을처럼 농어촌을 살리기 위한 거시적인 안목과 정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얼마 전 모자치단체장이 현재의 인구도 거품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인구가 더 줄어들 수도 있다는 속내를 털어놓은 것이다.
 현재처럼 일선 시군에서 내놓은 미시적인 시책들은 현재의 사회구조와 대도시 위주의 경제구조에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노무현 대통령이 밝힌 모두가 잘사는 나라를 위해서는 몬스타인 마을처럼 농어촌을 떠났던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젊은이들에게 감정으로 호소해서는 안된다. 그들을 유인하는 몬스타인 마을과 같은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참여정부에서 지방분권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어 실낱같은 희망을 갖게 한다.
 인구가 늘어야 강원도가 산다. 몬스타인 마을처럼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오는 희망의 정책을 정부와 자치단체에 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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