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헌   설악문우회 회장·전 속초양양교육장
▲ 김종헌
설악문우회 회장·전 속초양양교육장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국민독서실태 조사 자료를 보면,우리 강원도는 개인별 연간 독서량이 5.7권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다.또한 1년간 1권 이상의 책을 읽은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연평균 독서율이 64.2%로 도민 10명 중 3.5명은 1년 내내 한 권의 책조차 읽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참고로 연간독서량의 전국 평균이 9.1권이고 서울은 13. 2권으로 우리 강원도의 두 배를 넘고 있다.
지난 해 미국의 주간지 ‘뉴요커’에 실린 기사는 참으로 뼈아프다.‘한국이 노벨 문학상을 탈 수 있을까?’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인은 책을 많이 안 읽으면서 노벨문학상을 바라고 있다’ ‘한국 학생들은 책읽기는 시간 낭비이고 그 시간에 수학문제를 하나 더 풀거나 모의고사 문제지를 보는 것이 더 나은 것이라는 생각을 강요당하고 있다’ ‘한국은 주요국가 30개 국 중 책 읽는 시간이 가장 짧은 것으로 조사 됐다’ 등의 내용이 언급됐다.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어른으로서 더 부끄러운 이야기를 해 보자.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의 읽기 능력은 세계 최고의 수준이다.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읽기,수학,과학,문제해결력을 측정하는 국제시험인 PISA에서 우리 학생들은 OECD 국가 중 늘 1~2위를 기록한다.그런데 읽기 능력이 대학생이 되는 만 20세 이후부터 서서히 떨어져 35세부터는 OECD 평균 이하가 되고 45세에는 OECD 국가 21개 중 17위,55세 이후엔 19위인 최하위권으로 추락한다.
그러면서 아이들보고는 ‘책 좀 읽어라.’라고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책 읽기는 힘이 있다.‘책 읽는 뇌’의 저자인 매리언 울프 교수는 책을 많이 읽는 아이일수록 사회에 나가서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또한 한 나라와 사회의 독서습관이 나라 전체의 부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즉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들이면 그것이 곧 국가의 GDP 상승으로 돌아온다고 역설한다.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중학생 때 다독한 학생들을 1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과목별 수능 표준점수가 최고 22점이 높아졌고 괜찮은 일자리라 불리우는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취업하는 비율이 20%가 높으며 연봉도 더 많이 받는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독서는 개인의 성취를 뛰어넘어 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뛰어넘는 ‘사다리 역할’도 한다고 한다.즉 책 많이 읽은 저소득층 자녀가 부모의 학력,소득의 격차도 극복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했다.또한 미국의 브리검 영 대학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부모가 자녀에게 하루 30분 더 책을 읽어주면 자녀의 연봉이 5000달러 정도 오른다고 발표했다.창의적인 사고로 세계적인 갑부가 된 빌게이츠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마을의 도서관이며 독서 습관은 하버드대 졸업장보다도 더 소중한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으며 오프라 윈프리도 ‘온갖 나쁜 유혹이 가득한 빈민가에서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나를 지켜 준 것은 책 읽는 습관이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컴퓨터 게임을 조금만 하고 스마트 폰 그만 들여다보고 책 좀 보라고 수 십 번 잔소리를 해 봐야 별로 효과가 없다.우리 어른들이 먼저 스마트 폰을 손에서 내려놓아야 한다.그리고 책을 손에 들어야 한다.자신은 1년 내내 잡지책 한 권 제대로 보지 않으면서 아이에게 독서습관을 길러 줄 수는 없다.소파에 누워 리모컨을 누르는 어른보다,차안에서 스마트 폰을 만지는 어른보다,집에서도 공원벤치에서도 책 읽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강원도의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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