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헌영   강원대총장
▲ 김헌영
강원대총장
흔히들 요즘을 4차 산업혁명시대라고 이야기한다. 기존의 제조업, 중공업 중심의 산업에서 이를 정보통신기술 등과 융합해 경쟁력을 제고하는 산업구조의 변화를 말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의 성패는 막강한 자본력과 고도의 기술력이 아닌 아이디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공유’의 개념을 기존에는 없었던 영역에 도입한 ‘에어비엔비’를 들 수 있다. 미국에서 시작한 숙박 공유 서비스 ‘Airbnb’는 숙박시설 하나 없이 기업가치가 27조 원 이르고, 한 해 매출이 10조 원을 넘는다. 쓸 만한 아이디어의 가치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직업의 패러다임도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다보스포럼으로 잘 알려진 세계경제포럼은 ‘직업의 미래’라는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과 신흥국 15개 나라에서 2020년까지 최대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21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대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는 교육계 특히 대학을 이미 변화시키고 있다. 대학에는 실생활에 필요한 작품을 학생 스스로 설계, 기획, 제작하는 ‘캡스톤디자인’과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가 한 팀을 이루어 2~3일 동안 시제품을 만드는 경연대회인 ‘메이커 톤’같은 새로운 교육 방법이 생겨났고, 대학 없는 대학이라고 하는 MOOC(온라인 공개강좌)가 확산되고 있다.
영국은 지역성장을 위한 대학 중심의 지역 협력 촉진, 창업 인큐베이터의 발전 지원, 중소기업을 위한 성장 거점 마련을 위한 UEZ(University Enterprise Zone)라고 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지난달 다녀온 영국 브리스톨 市의 웨스트 잉글랜드 대학은 대학 중심의 산학협력단지가 잘 조성되어 있다. 이곳은 전통적 산업이 발달했던 곳에서 지금은 중앙정부와 지역, 대학이 각각 투자해 대학 내에 3000㎡ 규모의 엔터프라이즈 존이 조성되어 로봇산업과 바이오 및 헬스 케어 관련 산업을 위주로 창업을 육성하며 대학이 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대학의 존재가 단순히 지식전달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도구적 수단이 아닌 미래지향적·사회적 공동체의 구심점을 향해 가고 있다. 연구·교육 중심의 대학에서 지역·산업과 연계한 클러스터를 이루는 기업가적 대학 즉 ‘Entrepreneurial University’으로 확대되면서, 대학은 교육의 혁신과 함께 외적으로는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내는 지역 혁신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원대학교는 석사동 대추나무 골 부지에 국내 최초로 11만㎡ 규모의 캠퍼스 산학협력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가지고 실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첫 단계로 이르면 5월 이곳에 1200㎡ 를 컨테이너형 창업 단지인 ‘아이디어 파크’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학생, 시민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창업공간을 제공하고, 대학이 가진 인프라를 활용해 가상창업 시뮬레이션, 스마트 오피스, 대학과의 공동 연구개발도 지원할 계획이다.
우리 세대 많은 젊은이들이 아이디어 중심의 혁신형 창업에 나설 수 있는 장터를 마련해 주고, 키우고, 넓히는 일에 앞장서고자 한다. 대학은 미래 성장 동력을 이끌 주체이어야 하고, 미래의 가치 창출을 구현할 희망의 공간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강원대학교의 슬로건을 ‘idea KNU’, ‘Open Campus’로 정한 까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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