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수   전 도의원
▲ 정인수
전 도의원
1969년 3월16일 0시50분경.주문진항 앞바다는 칠흙 같은 어둠에 쌓여 있었다.통금을 넘긴 시간 고요한 정적만이 감도는 읍내를 칼빈총과 엠원총으로 무장한 대위 계급의 장교와 하사관 계급도 섞여 있어 영락없는 대한민국 국군이었다.그들은 강릉경찰서주문진지서(현 북부지구대) 바로 건너편 강남여인숙에 들이 닥쳤다.이어 각 방을 열고 투숙객을 검문했다.공무원에게는 공무원증을 민간인에게는 주민등록증을 빼앗았다.그들은 여인숙을 나와 당당하게 에둘러 주문진지서를 피해 눈길을 밟으며 선창가 인근에 위치한 수상경비소(오늘날 해양경찰파출소)에 들이 닥쳤다.임검소에는 경찰관 2명과 사환 1명이 근무했다.전장용 순경은 숙직실에서 교대를 위해 취침을 준비 중에 있었고 다른 경찰 이웅재 순경은 사무실에서 정복을 입은 채 사환 안영철과 함께 근무 중이었다.그들은 다짜고짜 시비를 걸었다.경찰들은 군복을 입은 사내들에게 항의를 했다.취침하려고 자리에 누웠던 전 순경도 잠옷 차림으로 방문을 열고 이들에게 소속이 어디냐고 물었다.이들은 처음에는 방첩대라고 했으나 나중에는 북조선에서 내려온 공작원이라고 신분을 밝혔다.이들은 무장공비들이었던 것이다. 당시 이웅재 순경은 피를 흘리면서 용케 탈출에 성공하여 주문진지서에 위급 상황을 알렸다.무장공비는 큰 방파제 입구 바다에서 비상용 9인용 보트를 이용하여 필사적인 탈출을 시도했으나 아군의 수색에 걸려 피아간에 총격전 끝에 모두 바다에서 수장(水葬)당했다.아군의 피해는 전장용 순경 한명 뿐이었다.지금으로부터 48년 전의 아득한 일이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대사건이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