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박근혜,국민에게 속죄하는 자세로 조사에 임해야

박 전 대통령이 또다시 부끄러운 역사를 썼다.그는 21일 오전 9시30분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검찰조사실로 향했다.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지 11일 만에 검찰에 불려온 것이다.헌법재판소는 지난 10일 “피청구인(대통령)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라며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렸다.헌정사상 첫 파면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자초한 그가 노태우·전두환·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로 수사 대상이 된 것이다.역사에 영원히 남을 수치다.
검찰에 소환된 박 전 대통령은 모두 13개 혐의를 받고 있다.뇌물수수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공무상비밀누설 등이다.앞서 검찰은 그가 최순실 씨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강요 등을 공모했다고 밝혔고,특검은 뇌물수수 등 5개 혐의를 추가했다.‘완전히 엮은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온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김기춘·안종범 씨 등 이미 기소된 30명과의 범죄 관련성에 대해 철저히 부인하고 있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돕는 대가로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각종 의혹에 대해 “특혜를 준 적이 없다”,“계약 체결을 전혀 알지 못했다”,“사익을 위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제 개인이나 측근을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거나 남용한 사실은 결코 없었다”고 항변했다.파면 직후에도“시간이 걸리겠지만,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며 헌재 결정에 불복의사를 나타냈다.검찰에 소환된 이 날도 “성실히 조사받겠다”던 다짐과 달리 ‘피의자 진술의 영상녹화’를 거부했다.겉 다르고 속 다른 모습이다.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불려나가는 것은 그 자체가 국가적 망신이다.다시는 이런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헌정파괴와 국정혼란의 책임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만이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다.지금까지 밝혀진 죄상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는 전직 대통령의 태도에 많은 국민들이 실망한다.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도 날선 비판을 쏟아낸다.검찰은 전직 대통령이 원한 것처럼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그리고 그 죗값을 철저히 물어야 한다.지금까지 제기된 모든 의혹이 풀리고 규명돼야 혼란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박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속죄하는 자세로 수사에 임하기 바란다.그 것이 나라를 구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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