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세계 물의 날 주제는 ‘하수의 재발견’

▲ 박미자   원주환경청장
▲ 박미자
원주환경청장
3월 22일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UN에서는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물 부족에 대한 국제적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제정해 기념하고 있으며,올해의 공식 주제는 ‘하수의 재발견,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Wastewater)’이다. 기존 하천수,호소수,빗물 뿐만 아니라 다 이용해 더 이상 효용가치가 없어진 더러운 하수 또한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물로 만들 수 있는 재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을 이끌어내기 위한 주제인 것으로 생각된다.
20세기가 검은 황금(Black gold)인 석유자원이 지배한 시대였다면,21세기는 푸른 황금(Blue gold)인 물이 석유보다 중요한 자원으로 대두되는 물의 시대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물 공급과 위생을 위한 WHO,UNICEF 공동 모니터링 프로그램인 JMP에 따르면 전 세계 7억여 명은 안전한 식수를 사용하지 못하고 약 25억여 명은 하수도,화장실 등 기초적인 위생시설이 없는 환경에 처한 것으로 추산되며,매일 약 1400명이 오염된 물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돼 2025년에는 물 부족 영향 국가가 48개국,28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은행의 부행장인 이즈마엘 세라젤딘 세계수자원위원회 회장은 “21세기 전쟁은 물 때문에 일어난다”고 말했고 이미 세계 지도자들은 인류가 처한 가장 큰 갈등은 물 부족이라고 말하고 있다.이처럼 미래에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깨끗한 물을 얼마나 더 많이 수월하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인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의 재이용을 실천하고 있는 좋은 사례로 싱가포르를 뽑을 수 있다.싱가포르는 만성적 물 부족 국가다.강수량은 많으나 수원이 되는 강이 없고 19개의 저수지가 있으나 400만 명이 넘은 인구가 사용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이웃 국가인 말레이시아로 부터 물을 사서 쓰고 있다. 이에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에 대한 물 의존도를 점차 낮추고 물 기근을 이겨내기 위해 1970년대부터 하수를 식수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 ‘뉴워터(New water)’를 생산하게 됐고,싱가포르 하루 물 사용량의 30%이상을 뉴워터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98.6%의 높은 상수도 보급률로 언제 어디서든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는 환경 덕분에 물의 소중함과 가치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하지만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서는 1993년에 이미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분류했으며,앞으로 사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연간 강수량이 1283㎜로 세계 평균인 973㎜보다는 많으나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로 이뤄져 있고,강수량 대부분이 여름철에 집중돼 많은 양이 바다로 흘러가는 한편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1인당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12%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환경부에서는 이미 물 재이용에 대한 정책을 시작해 2000년 3월 ‘물 절약 종합대책’을 수립해 공급 위주에서 수요관리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했고 2011년 6월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에는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하도록 하고 오수,하수,폐수처리수를 재이용하도록 규정해 전국 597개소에서 9.4억㎥/연(13.5%)에 해당되는 양을 생활용수,공업용수,농업용수 등으로 재이용하고 있다.
세계 물의 날을 맞아,우리는 다시 한 번 물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또한,‘뉴워터’와 같은 물산업 성장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 등 경제발전을 위해 물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투자가 필요함을 공감하고,물을 절약하고 수질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들을 실천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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