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실질심사 도입 이래 첫 '전직 대통령 심문' 이뤄질지 관심
사안의 중대성 소명·증거 인멸 우려 등 쟁점…검찰 고심 거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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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가운데 만약 영장을 청구할 경우 이를 심사해 발부할 권한을 가진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만약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우선 혐의가 얼마나 소명되는지가 기본적인 관건이다. 박 전 대통령에게는 뇌물을 비롯한 13개 혐의가 적용된 상태로, 혐의 소명 여부는 사안의 중대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형사소송법은 구속 사유로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 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을 때 등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구속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구속 사유 심사에서는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에 대한 위해 우려 등을 고려해야 한다.

즉 우선 혐의를 의심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제시돼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은 뇌물과 직권남용, 강요 등 혐의 자체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수사 기록과 법리 등을 검토 중인 검찰도 박 전 대통령이 조사에서 혐의를 적극적으로 부인한 부분과 관련해 관련 증거를 토대로 반박 논리를 제시하는 데 공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의 경우 재범 위험성이나 위해 우려 등은 고려 사항이 아니라고 여겨진다.

유죄가 인정될 경우 중형 선고가 가능한 범죄라는 점에서 혐의 소명 정도는 구속 판단의 기본 전제가 된다.

공모자로 지목된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모두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런 점에서 박 전 대통령은 혐의가 의심된다고 보기에 무리가 없다는 견해가 많다. 다만 박 전 대통령 측은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한다. 여타 피의자들의 경우 영장 단계에서 혐의가 소명돼 구속됐지만, 형사재판이 본격화하면 다른 판단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원론적으로 '공범 구속'이 절대적 요소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영장 단계에선 어느 정도 개연성을 추측할 수 있는 '소명'이 이뤄지면 된다. 반면 형사재판에서는 범죄사실의 엄격한 '증명'을 요구한다. 입증 정도를 기준으로 볼 때 증명은 '범죄사실의 존재에 대해 확신을 얻는' 단계다. 이에 비해 소명은 '범죄사실에 관해 어느 정도의 개연성을 추측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기본 전제를 충족하는 경우 함께 고려할 3가지 검토사유 중에서는 증거 인멸 우려가 가장 주목된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 수사에서 파악된 대부분의 범죄 혐의(13가지)에 공범으로 지목됐고, '정점'으로 평가받는다.

검찰은 영장을 청구하면 박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대면 조사를 거부한 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사건 은폐를 시도한 점 등을 근거로 증거 인멸 가능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박 전 대통령 측은 공범들이 구속된 채 재판받는 등 수사가 증거수집 단계를 넘어섰기 때문에 증거 인멸 가능성이 희박하고 전직 대통령 신분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구속은 부적절하다는 논리를 펼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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