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있는 인재를 폭넓게 발굴하고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정치의 요체라고 한다.이것은 누구나 다 아는 얘기지만 실천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주변에서 이런 조언을 하고 또 권력자 스스로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그 당연한 것을 지키는 것이 어렵다.정치를 바꿔 말하자면 당연한 것을 당연한 것으로 행동에 옮기는 것이라고 하겠다.결코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그 무엇이 아니라는 것이다.
권력자가 자신이 모든 것을 틀어쥐려고 하는데서 많은 문제가 생긴다.이것을 독재라 한다.그러나 크든 작든 권력이란 한 손에 움켜쥘 수 있는 것이 아니다.어떤 틀에 가두는 순간 권력은 그 고유한 생명력을 상실한다.그 순간부터 권력은 피아를 가리지 않는 독이 되고 만다.권력은 절제 있게 정당하게 사용될 때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이번 대선 과정에서 이런 상식을 회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권력이 클수록 위험도 크다.좋을 때는 그 권력으로 뭐든 할 수 있지만 일이 어긋나면 그대로 부메랑이 된다.그래서 권력의 성패는 얼마나 휘두르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절제하느냐에 달렸다.뭐든 할 수 있다는 것과 뭐든 안다는 것의 분별이 있어야 한다.전문가를 고루 발탁하고 그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주변의 말을 듣는다는 것이 곧 권력을 나누는 것이다.그만큼 권력은 공적으로 행사된다.
중국 송나라 4대 황제 효무제(孝武帝)는 북위(北魏)를 칠 기회를 노린다.전장에서 잔뼈가 굵은 교위 심경지(沈慶之)는 상대가 강성한 때라며 말린다.그러나 마음을 굳힌 황제는 문외한에게까지 의견을 구한다.심경지는 “농사는 머슴에게 묻고 베 짜는 일은 여종에게 물어야 한다(耕當問奴 織當問婢)”며 “나라의 정벌을 서생과 도모하면 성사되겠느냐(欲伐國 而與白面書生 謀之 事何由濟)”고 직언을 한다.
기어이 황제는 말을 듣지 않고 강한 상대와의 전쟁을 선택한다.결국 송나라는 크게 패하고 만다.전문가의 조언을 귀담아 듣고 때를 기다렸더라면 사태는 달라졌을 것이다.목하 5월9일 대통령선거를 향한 각축이 열기를 더해 간다.국가의 막중대사를 엉뚱한 아녀자에게 물어 큰 사단이 났다.이 느닷없는 ‘장미대선’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간과해선 안 된다.물을 사람에게 묻는 것이 곧 정치의 상식이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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