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잡겠다”

▲ 자유한국당 대선 경선 주자인 김진태 국회의원이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 갖고 대선 경선에 임하는 심경을 얘기하고 있다. 안병용
▲ 자유한국당 대선 경선 주자인 김진태 국회의원이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 갖고 대선 경선에 임하는 심경을 얘기하고 있다. 안병용
자유한국당 대선 경선주자인 김진태 의원은 29일 당내 경쟁자인 홍준표 경남지사를 겨냥해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바른정당 후보로 나왔으면 더 잘하셨을 것”이라고 정조준했다. 대선 출마에 대해서는 “호랑이 등에 탄 기분”이라면서 “어디까지 갈 지 모르겠지만 마음대로 내렸다가는 호랑이한테 잡아 먹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김 후보는 이날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 남궁창성 서울본부 취재국장과 인터뷰를 갖고 막바지에 접어든 대선 경선에 임하는 심경을 토로했다.

자유한국당 대선 경선 주자인 김진태 국회의원이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 갖고 대선 경선에 임하는 심경을 얘기하고 있다. 안병용
▲ 자유한국당 대선 경선 주자인 김진태 국회의원이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 갖고 대선 경선에 임하는 심경을 얘기하고 있다. 안병용

- 5월 대선은 한국사회에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보는가.

“왼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어떻게 (오른쪽으로) 받쳐 내느냐는 것이다.지금 온 세상 운동장이 왼쪽으로 기울어져 가고 있다.오른쪽으로 균형을 잡아야 사회가 돌아간다.왼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는게 나의 소임이다.탄핵을 둘러싸고 사회가 왼쪽으로 가면서 전직 대통령 구속 여부를 눈 앞에 둔 상황까지 왔다.사회가 복원력을 발휘해야 한다.꼭 그래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정치를 한 지 5년 정도 밖에 안됐다. 탄핵정국이라는 정치 격변기에서 상당히 힘든 선택을 줄곧 해 왔고 나름 정치적 소신을 지켜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정말 솔직하게 내가 남보다 그렇게 잘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지난 몇 년동안 이렇게 싸워오다 보니까 내 옆에 아무도 없더라.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할 사람들이 이리저리 다 흩어져 버렸다.나는 그 자리에서 일관된 목소리를 낸 것 뿐이다.남아 있는 사람이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보수우파의 중심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당내 경선에서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뒤지고 있다.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당원 투표에서 제가 분명히 우세하다고 생각하고 있다.일반 여론조사에 있어 조금 부족한 부분은 아직까지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충분히 추격이 가능하다고 본다.결국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다.기적은 소리없이 찾아온다.”

- 경쟁자인 홍준표 지사에 대한 견해를 밝혀 달라.

“훌륭하신 경쟁 후보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겠구나 하는 심정으로 경선에 임했다.그런데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다. 만약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경쟁을 했더라면 훨씬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 홍 후보는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바른정당 후보로 나왔으면 더 잘하셨을 것 같다. (홍 지사는) ‘지게 작대기’도 필요하다 했던 사람이다.그럼 나는 지게 작대기도 안 된다는 거냐.우리 당의 다수를 차지하는 분들은 지게 작대기 취급도 받을 수 없는 것인가.대선에 나온 사람이라고 볼 수 없다.밖에서 여자하고 정분이 나서 키우고 있는 자식들을 구박해서 내 쫓으려고 하는 것과 같다.이래서 어떻게 대선을 이기겠는가.그래서 마음이 안 편하다.그래서 내가 꼭 이겨야겠다는 생각이다.이래서는 대선은커녕 보수가 괴멸될 것이라는 위기감까지 느낀다.”

-대선 이후 보수의 복원, 보수의 대단결이 중요하다는 주문도 많다.

“당장 살려고 하면 오히려 죽는다.표가 아쉽다고 ‘배신자 당’하고 벌써부터 손을 잡으려고 한다면 그 사람들로부터 오히려 제대로 대접도 못 받고 모양만 엉망이 된다.그렇게 쫓아다닌다고 표가 오는 게 아니다.굳건히 자기 자리를 잡고 원칙을 지켜 나갈 때 흩어졌던 우리의 전선도 정비가 되고, 실망했던 민심도 차근차근 돌아올 것이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자 갑자기 좌클릭해서 ‘우리는 박근혜와 아무 상관 없다’,‘우리는 싹 다 바꿨다’고 하면 그게 되느냐.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어려울 때일수록 원칙을 지키고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 정치공학적으로도 그렇다. 당장 급하다고 바늘 허리에 실을 꿰어 쓸 수는 없지 않은가. 급해서 국민의당,바른정당하고 통합한다? 그 통합 되지도 않는다. 민심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려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우리 당 후보,4자 구도로 가야 한다. 바른정당은 끝까지 완주할 수 없는 당이다. 그러다 보면 3자 구도로 가게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그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뒷문은 다 열어놓고,허공에 있는 표만 쫓아 다니는 건 아주 볼썽 사나운 일이 될 것이다.”

- 현 시점에서 바른정당과의 정치적 연대도 힘드나.

“당대 당 통합은 절대 불가하다. 당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해야 한다. 이념과 정체성이 다른 당과 통합을 해 봐야 작년에 그 혼란을 되풀이 할 뿐이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이고 정치는 신뢰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신의를 저버린 사람들과 손을 잡아봐야 소탐대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리 없겠지만 만약 좌파에게 정권을 뺏기더라도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면 언제든지 다시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

-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정치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지킨 현역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과의 잊지 못하는 한 장면을 소개한다면.

“청와대에서 사저로 돌아 오셨을 때 겉으로는 웃으셨지만 촉촉해진 눈가를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래서 정통보수 정당의 후보가 되겠다는 사람으로서 박근혜를 밟고 갈 수는 없다. 가슴속에 묻고 극복해 나가야 한다. 탄핵과 관련해서 짧게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다. 국민 여러분은 그동안 제대로 판단하기 힘드셨다. 이 탄핵은 완전히 순서가 잘못됐다. 탄핵을 먼저 해 놓고 재판을 하게 됐다. 직접 돈을 받은게 없는데 구속영장까지 청구됐다. 탄핵과 구속영장 청구 모두 너무 과하다. 어쨌거나 여기까지 왔다. 이렇게 되면 우리 사회는 앞으로 계속 탄핵 릴레이가 이뤄질 것이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 살기 힘들어진 세상이 될 것이다. 이걸 바꿔보기 위해 나왔다.”

- 정치를 시작하면서 대선후보 출마에 대한 생각도 있었을 것 같다.이번 출마는 당초 생각보다 많이 빨라진 것인가.

“호랑이 등에 탄 기분이다.의도했던 그렇지 않던 운명이란게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다. 이 호랑이 등에 타고 어디까지 갈 지 모르겠다. 하지만 거기서 마음대로 내렸다가는 호랑이한테 잡아 먹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 강원도 출신으로서 대선 정국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전국 선거를 하다보니 오히려 강원도에 자주 가지 못한 점이 많이 아쉽다. 강원도 인구가 적고 도세가 약한 것에 대한 설움을 솔직히 많이 느낀다. 그렇지만 도민들이 보내 주시는 성원은 늘 가슴속에 있다. 꿋꿋하게 전국을 헤매고 다니면서 많은 민심을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강원도의 아들로서 긍지와 자부심은 어디가도 잊지 않고 감자바위라고 이야기 하고 다닌다.”

-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국민들이 촛불과 태극기로 양분돼 대립해 왔다.그 과정에서 만났던 잊지 못할 지지자나 후원자가 있다면.

“전북 전주에 계시는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은 매주 만난다. 춘천에서 열린 태극기집회까지 왔다. 이 분은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에 전국을 다니면서 모든 집회에 다 참석한다.이런 분들을 실망시켜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 이번 대선에서 지방분권과 지역균형 발전 등이 화두다.

“일단 도로와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부터 확실히 확충해야 한다. 그동안 나름 국회 예결특위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강원도 국비 6조원 시대의 문을 처음 열기도 했다.그러나 항상 부족한 2%가 있었다. 그것은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이냐,아니냐의 것이다. 이건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에 대통령이 된다면 산적한 강원도 난제 해결과 관련한 부족한 2%는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은 당연한 것이다. 저는 소외된 강원도 출신이다. 어딜가나 목소리 높여서 반드시 관철시킬 것이다.”

- 탄핵정국과 대선정국을 온몸으로 견뎌내며 평창올림픽이 어렵다.

“이번에 최서원(최순실),삼성 등의 사건으로 기업 후원금이 들어오지 못한 상황인데 가뜩이나 재정부족이 우려된다.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런 과거와는 완전히 단절하겠다.기업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풀어서 기업 후원금도 보다 많이 받도록 하겠다.”

정리= 진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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