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춘천센터장
▲ 최재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춘천센터장
최근 웬만한 점포들은 인테리어,서비스 등 고객 편의시설을 잘 갖춘 편이다.하지만 계속 찾고 싶은 점포가 있는 반면 한번 방문을 끝으로 고객의 발길 끊긴 점포도 있다.원인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여부에 있다.
지인이 자주 찾아가는 단골 음식점이 있다.인테리어가 화려하거나 음식 맛이 특별한 것도 아니지만 단골 손님들은 그 음식점만 고집한다.답은 의외로 간단했다.그냥 기분이 좋다는 것.분위기도 좋고 사장님도 좋고 그냥 모든 게 좋다고 한다.궁금한 탓에 음식점 사장을 만나봤다.마주하자 마자 의문을 풀 수 있는 행동을 발견했다.막걸리를 좋아하는 지인이 찾아가면 주문하지 않아도 사장님은 알아서 자연스럽게 막걸리를 내온다.그러나 메뉴판에는 소주,맥주,음료수 등 다른 주류와 음료는 다 있지만 막걸리는 적혀 있지 않았다.그래서 메뉴에 없는 막걸리를 어떻게 내 오냐고 물어봤다.이에 음식점 사장은 “고객이 막걸리를 잘 찾지 않아서 갖다놓지 않는데 손님들이 좋아하니까 근처 가게에서 사온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단골 음식점도 마찬가지였다.가족과 함께 자주 가는 곳인데 이 음식점 사장은 눈에 보일만큼 두드러진 서비스는 없었지만 늘 우리 가족들의 발길을 끌어 당긴다.주문하지 않은 메뉴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말없이 갖다 놓는 것은 물론 아내가 잘 먹는 반찬이 떨어진 것을 미리 보고 주문 전 먼저 챙겨주는 센스가 있다.이런 영업 마인드에 항상 웃으면서 가족이 찾아온 것처럼 편안한 서비스가 우리 가족을 단골로 만든 것이다.
그래서 자주 찾을 수밖에 없었던 단골 음식점 두 곳의 공통점을 찾아봤다.우선 사장이 단순하게 고객을 맞이하는 게 아니라 오랜만에 보는 가족처럼 반갑게 대한다.고객이 만족을 위해 어느 고객이든 내 가족처럼 기쁜 마음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그리고 항상 웃는 사장의 얼굴이다.단골손님이 끊기지 않는 점포의 사장들 중 얼굴을 찡그린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객이 가게 문을 나갈때는 가게 어디에 있던 항상 문 앞까지 나와 인사를 배웅한다.끝으로 고객을 먼저 기억해 주는 사장의 기억력이다.내가 어떤 메뉴를 고르는 것 뿐만 아니라 내가 찾아올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기 위한 요소 중 하나다.
‘이 가게를 찾으면 알 수 없는 좋은 기분’,‘나를 기억해주고 챙겨주는 그 가게가 너무 좋다’ 등 이러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고객을 기억하는 사장들의 배려에서 나온다.기본적인 배려는 가게의 상품 보다는 사장을 만나고 싶어하는 고객의 마음을 끌어낸다는 얘기다.고객은 화려하고 크고 다양한 서비스만 좋아하지 않는다.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은 사장의 진심이 담겨있는 작지만 사소한 배려와 감동인 것 같다.점포들은 단순히 상품만 파는 곳이 아니라 고객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좋은 경험과 추억을 소소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그래서 고객이 많이 찾는 편한 단골가게가 우리 주변에 많이 생겨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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