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맞은 고성 화진포
드라마 ‘가을동화’ 촬영지로 유명
소나무숲 사이로 호수·바다 절경
화진포의성·이기붕 별장 등 소재

산,바다,호수가 속살을 부비며 한데 어우러져 새 생명을 잉태하는 계절.겨우내 불었던 동해바다의 매서운 바람을 뒤로 하고 마침내 봄이다.
우리나라 동해안 최북단인 고성지역은 통일전망대부터 남쪽으로 길게 늘어선 해안선을 따라 생성된 마을과 항포구가 일품이다.이 중에서도 호수변에 가득한 갈대와 이름모를 들꽃들이 어우러진 화진포 호수와 수 만년 동안 조개껍질과 바위가 부서져 만들어진 청정 백사장을 자랑하는 화진포 해변은 동해안 최고의 절경으로 손색이 없다.
화진포의 ‘화진’에는 ‘꽃 피는 나루’라는 봄뜻이 담겨 있다.호수 주변에 해당화가 만발해 붙여졌다고도 한다.
동해안 최북단의 화진포 호수는 둘레가 16㎞로 동해안 최대 규모를 자랑하지만 덩치답지 않게 고즈넉하다.철새가 몸을 씻고 간 호수의 미동에는 잔잔함이 서려 있다.호수에서 길목 하나만 넘어서면 화진포 바다다.해변 가득한 소나무숲을 경계로 한쪽은 동해바다,다른 한쪽은 거대한 호수가 펼쳐져 찾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화진포는 자연경관만 빼어난 것이 아니다.
▲ 이기붕 전 부통령 별장
▲ 이기붕 전 부통령 별장
화진포 일대에는 유명한 별장들이 많다.이승만 전 대통령 별장,이기붕 전 부통령 별장,김일성 별장으로 쓰였던 ‘화진포의 성’ 등 근현대사를 채웠던 인물들의 별장이 줄줄이 화진포에 남아 있다.바닷가 언덕 위에 있는 건물인 ‘김일성별장’은 해방 후 북한 치하에서 김일성이 별장으로 이용했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이 건물은 당초 1938년 독일인 건축가 베버가 예배당으로 사용하기 위해 독일의 성과 같은 모습으로 지었다고 해 ‘화진포의 성’으로 불렸으며,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씰을 발행한 캐나다 선교사 셔우드 홀이 살던 곳이었다.
▲ 화진포의성
▲ 화진포의성
이승만 전 대통령 별장은 화진포의 성과는 호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며 서 있다.외벽이 자연석으로 꾸며진 89㎡의 단층 건물로 집무실과 침실,거실을 복원했다.이 대통령 부부가 사용했던 침대, 낚시도구, 안경, 장갑, 여권, 편지 등 유가족이 기증한 유품이 전시돼 있다.고성군은 별장 뒤에 새롭게 기념관을 건립,이 곳에서는 이승만대통령의 업적 등 일대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다.화진포 호숫가에 위치한 이기붕 전 부통령 별장은 1920년대에 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건축돼 현재까지 보존된 건물로 해방 이후 북한공산당 간부 휴양소로 사용돼 오다가 휴전 후에 부통령이었던 이기붕의 부인 박마리아가 개인 별장으로 사용했다.별장 내에는 집무실과 응접실 등이 갖춰져 있다.신록의 푸름이 코끝을 스치는 요즘,가족과 함께 동해안 최대의 자연호수인 화진포호의 비경 속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남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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