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영미   삼척시청 여성가족담당
▲ 하영미
삼척시청 여성가족담당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세요.엄마 아빠를 보고 아이들이 따라 합니다.’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모처의 공원에 세워 진 푯말이다.무심코 보아 넘길 수 도 있지만 조금만 다시 생각해보면 거슬리는 표현이 보인다.‘엄마 아빠를 보고 아이들이 따라 합니다.’ 보다는 ‘어른들을 보고 아이들이 따라 합니다.’라고 해야 옳지 않을까.
공원을 찾는 가족 중에는 양부모와 함께 나들이한 가족도 있지만 한부모 가족,조손 부모 가족도 있을 텐데 나름의 사정으로 엄마 아빠와 함께 지내지 못하는 아이들의 즐거운 나들이 기분이 반감되지나 않았을까 하는 염려도 들었다.얼마 전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우리나라의 혼인건수는 28만1천600건, 이혼 건수는 10만7300건으로 나타났다.단순수치로는 신혼부부 3~4 쌍 가운데 1쌍은 이혼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사회가 다변화하면서 가구의 형태도 점차 다양화 되고 있다.통계청의 인구주택 총조사에서 나타난 가구별 형태 역시 우리가 흔히 일반가정으로 규정짓는 부모와 자식이 함께 거주하는 가구는 전체가구의 약 37%에 그친다.양부모 가정을 일반적인 가정으로 그 외의 가정을 특수한 가정으로 구분 짓는 이분법적인 태도의 인식 개선과 다양한 형태의 가정들을 존중하면서 건강한 가족생활에 도움을 주는 시책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다행히도 몇 해 전부터 이미 여성가족부와 강원도에서는 한부모 가족지원법과 강원도 한부모 가족지원 조례를 바탕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 지원받지 못하는 저소득 한부모 가정의 자녀에게 학비 및 아동양육수당 등 안정적인 생활 지원을 해주고 있다.
삼척시도 도내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유일하게 지난 2015년 한부모가족지원 조례를 제정하여 저소득 한부모 가정의 아동에게 교복비와 양육수당,수학여행 경비 등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으며 도내 최초로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합하여 다양한 가족들을 위한 맞춤형 시책을 펼치고 있다.하지만 이 같은 국가와 자치단체의 부지런한 시책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미혼부?모 가정,입양가정,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모습의 가정을 편견 없이 바라보는 어른들의 인식개선이고 자녀들에 대한 바른 가르침이다.우리나라도 다양한 모습의 가족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더욱 확산되길 기대하며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이란 형태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구성원들 간에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가정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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