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봉한 영화 ‘국가대표 2’는 실제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영화는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위해 국가대표팀을 급조해 출전하는 과정에서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으로 탈북한 주인공 리지원은 북한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북에 남겨둔 유일한 동생 리지혜와 빙상위에서 맞닥뜨리게 된다.북한에서는 우애가 깊었던 이들 자매는 혈투를 벌이고 경기는 무승부로 끝나게 된다.
동생은 자신을 남겨두고 탈북한 언니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있지만 막상 맞닥뜨리자 차갑게 대한다.언니도 동생과 함께 나오지 못한 죄책감에 괴로워 한다.대회가 끝나고 귀국길에 오른 자매는 공항에서 극적으로 조우한다.또다시 기약없는 이별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매는 눈물의 화해를 하고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한다.그리고 영화는 이들 자매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다시 만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이 영화는 출신이 다양한 사람들을 모아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지만,남북으로 갈라져 있는 자매의 갈등과 화해가 특히 감동적이었다.
영화의 배경이 된 아이스 하키는 빙상에서 6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스틱으로 퍽을 쳐서 상대팀의 골에 넣는 스포츠다.1924년 하계올림픽대회와 분리되어 열린 제1회 동계올림픽경기대회 이후 줄곧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왔다.우리나라의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남자 아이스하키와 달리 1999년 강원동계아시안게임에 맞춰 창단한 국가대표팀이 유일하다.그야말로 영화처럼 급조한 팀으로 창단 후 18년간 단 한번도 승리하지 못했다.그러나 지난 2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태국과 중국을 상대로 값진 승리를 따냈다.
지난 2일 2018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이벤트로 강릉에서 막을 올린 세계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권대회에 북한선수단이 참가했다.이에 도민들이 주축이 돼 남북공동응원단을 구성해 뜨거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는 소식이다.이러한 노력들이 빙판위에서 얼어붙은 남북을 녹여내는 것처럼 남북관계 역시 화해의 길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나아가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영화 ‘국가대표 2’에서 남북으로 갈라져 있었던 자매가 화해하는 감동이 이어지길 소망한다.
천남수 사회조사연구소장 chonn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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