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방송 ‘썰전’을 하는 유시민은 국회의원 시절 싸가지없게 말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모 의원이 유시민을 향해 ‘저렇게 옳은 얘기를 저렇게 싸가지 없게 말하기 힘들겠다’라고 말한 일화는 지금도 회자된다.그러던 유시민이 달라졌다.썰전을 같이 하는 전원책은 ‘좋은 말도 싸가지 없이 말하던 유시민이 지금은 나쁜 말도 품위있게 한다’고 말했다. 명쾌한 분석력,그리고 달변의 언변까지 합해 품격있는 토크쇼를 만들어내니 지금 유시민은 팬덤까지 형성하고있다.유시민의 변화를 보면서 막말은 유전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전략적 선택에 불과한 것 임을 깨닫는다.개선여지가 있다는 말이다.
눈에 띠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현상은 표심을 얻어야하는 정치인들이 절치부심하는 난제이다.정치인의 막말도 오롯이 주목에 목적을 둔 철저히 손익이 계산된 행동일 수 있다.매체가 발달하면서 막말 정치인과 그의 막말은 포털 사이트에 종일 회자돼 유명해지니 막말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그러나 그것은 오판이다. 막말 정치인이라는 낙인은 잃는 것이 많은 악수인 것을 간과한 판단이다.
그 사람의 직업 또는 이력을 알면 그 사람에게 기대하는 뭔가가 생기는 것을 역할기대 이론이라고 한다.일례로 막말정치인으로 유명한 사람은 막말을 할 것이 기대되기에 그가 하는 어떤 말도 진정성있게 들으려하지 않는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다.막말장본인이라는 주홍글씨가 자신을 크게 가로막고 있는 데 정작 본인은 이를 깨닫지 못한다. 막말 유명인들 대부분은 과한 주목에 영웅이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져 점점 더 막말의 수위를 높이는 우를 범한다.그래서 막말로 승부를 보려는 사람은 늘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자유한국당 대표로 선출된 홍준표 경남지사는 홍트럼프라고도 불리우기도 한다.그는 문재인후보를 보고 ‘자기 대장이 뇌물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하는 등 많은 막말 전례가 있다.어떤 경우라도 막말정치는 지양하는 것이 맞다.눈살 찌부려지는 거친 말이 아닌 품격있는 말로 유권자를 공략해야한다.말은 인간의 내면과 외면을 보여주는 인격의 바로미터라는 사실,정치가라면 늘 명심해야한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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