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장희   전 영월군의원
▲ 원장희
전 영월군의원
한 가지 식물만으로 전시회를 열 수 있을까? 국화(菊花)와 난(蘭)전시회 외에는 들어본 적이 없다. 외국에서는 더러 있겠지만 국내에서는 드물다. 한 가지 식물로 10년이나 전시회를 열고 있는 야생화가 있다. 바로 동강할미꽃이다.며칠 전 영월 청령포주차장 인근에 있는 강변저류지 홍보관에서 열렸던 제10회 동강할미꽃 전시회에 다녀왔다. 전시된 동강할미꽃 화분은 170여점. 전시회는 영월자원식물연구회 회원들이 마련했다. 회원들은 동강할미꽃을 갖가지 모양의 화분에 심어 전시하고 있었다. 화분마다 개성이 있고 심어진 꽃도 여러 방법으로 아름답게 연출되고 있었다.
청령포를 찾아 왔던 관광객들은 보너스로 동강할미꽃 전시회를 무료로 보게 되었다고 즐거운 표정이었다. 회원들은 관람객들을 안내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전시장에서 본 회원들 얼굴마다 동강할미꽃처럼 해맑은 미소가 넘치고 있었다. 꽃을 사랑하면 표정도 저렇게 꽃처럼 아름답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영월자원식물연구회 회원들의 숫자가 많은 것도 아니다.모두 20여명.하지만 야생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열정은 수 십명의 회원이 있는 단체와 같았다.회원들은 10여년 전부터 동강할미꽃 뿐만 아니라 영월지역에 야생화들을 보존하고 알리는데 여러 모로 노력해 왔다. 특히 회원들은 여러 야생화 중에서 세계적 희귀종인 동강할미꽃 자생지 확대와 보존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영월군이나 원주지방환경청,영월국유림관리소 등 유관기관의 도움도 받았다. 영월군농업기술센터는 동강할미꽃 종자로 개체수를 늘리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동강할미꽃묘를 농업기술센터에서 제공받아 회원들이 동강변 석회암 바위 틈에 심었다. 처음 심은 것은 10년 전이었다. 자생지를 확대하고 개체수를 늘리기 위해서였다.또 누구나 동강할미꽃을 쉽게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3월 중순 동강변 석회석 바위 틈에 심은 동강할미꽃 군락지를 찾아가 보았다. 심은지 10년이 넘었으니 바위틈에 자리를 잡고 보기 좋게 피어 있었다.꽃을 보려고 온 사람들이 10여명 있었다.대부분 휴대폰으로 촬영하지만 몇몇은 커다란 카메라로 촛점을 맞추고 있었다.야생화 탐방 동호회에서 온 것 같았다.
이른 봄에 피는 동강할미꽃은 좋은 피사체라고 한다.특히 꽃이 크고 색깔이 다양해 사진 애호가들이 좋아하는 최고의 봄꽃이라고 한다. 전국 각지에서 동강할미꽃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지역경제에도 작은 기여를 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동강할미꽃 전시장을 나서면서 저렇게 회원들 뿐만 아니고 누구나 야생화를 보존하고 사랑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영월군만 아니라 우리 강원도는 산과 들에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자생하고 있다. 강원도 전체가 천연 야생화 전시장이다.이 전시장에 많은 관람객이 찾아올 수 있도록 모두가 한 마음으로 잘 보존하고 사랑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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