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창명   병무청장
▲ 박창명
병무청장
중국 의학사에 있어서 실존했던 의사로 가장 유명한 인물이라면 단연 전국시대의 의학자 편작을 꼽을 것이다.중국 고전 <갈관자>에 나오는 전설적 명의 ‘편작’에 대한 이야기이다.어느 날 편작은 ‘괵’이라는 나라에 갔다가 모두가 다 죽었다고 인정하여 장례를 치르기 직전에 있던 괵나라 태자를 살려낸다.괵나라 사람들은 한 목소리로 편작이야 말로 하늘이 내린 명의라고 칭송하며 ‘신의(神醫)’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한 번은 위나라 군주가 편작에게 “당신 3형제는 모두 의술에 정통하다고 들었는데 누가 가장 의술이 뛰어나오?”라고 물었다.
그러자 편작은 뜻밖에도 첫째 형이 가장 뛰어나고,다음은 둘째 형이며 맨 끝이 자기라고 대답하며 다음과 같이 이유를 설명하였다.
‘첫째 형은 병이 아예 발병하기 전에 상대의 안색을 보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에 상대는 병에 걸리지 않는 의술을 가졌습니다.둘째 형은 병이 드러나기 시작할 즈음 근본적인 치료를 하여 아주 약한 고통만을 느끼고 완치되게 하는 의술을 가졌습니다.하지만 저는 환자의 병세가 깊어 고통을 호소할 때 치료해주기 때문에 제일 실력이 낮은 하수입니다.다만 사람들이 극도로 아파할 때 고쳐주기 때문에 크게 감사하며 명의라고 칭찬하는 것 뿐입니다.’
편작의 이야기는 사전에 앞으로 발생할 위험에 대비하여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한데도 이를 간과하기 쉬움을 시사하고 있다.
예방은 질병이나 사건·사고가 일어나기 전 미리 대처하는 일로써 ‘시작’ 단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대한민국 남자들이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거치는 시작의 단계는 바로 ‘병역판정검사’이다.
우리 병무청에서는 군복무 사고 부적응 우려자 사전선별 강화를 통해 군에 정예자원을 공급하여 병역의무이행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고, 의무자들의 입장에서 병역판정검사를 단순 병역의무의 단계가 아닌 ‘생애 첫 건강검진 서비스’로서의 역할을 하여 이를 통해 청년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병역판정검사 제도를 개선해 나가는데 다음과 같이 노력하고 있다.
첫째,정신질환 여부 선별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개발한 ‘新 인성검사 2.0’을 도입하였다. 기존 203문항이었던 인성검사 문항을 271개로 확대함으로써 기존 정신질환 여부 선별에서 더 나아가 정신건강상태와 개인의 성격특성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잠복결핵 검사가 병역판정검사의 혈액검사 항목에 추가되어 군부대 내에서의 결핵 발병 및 전염을 사전에 예방하도록 하였다.검사결과 양성자는 질병관리본부에 통보하여 국가에서 무료로 치료를 지원하고 있으며,병무청에서는 충분한 치료를 보장하기 위해 희망하는 경우 치료기간 동안 입영을 연기해주고 있다.
셋째,병역 의무자에게 병역판정검사 결과를 활용하여 개인별 맞춤식 건강정보 서비스(7개 항목·55종)를 제공하고 있다.이 중 임상병리검사는 기존 14종에서 알코올성간질환,심혈관계질환,신장기능검사 등 5종을 추가해 종합병원 수준인 19종으로 확대하였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의 예외 없는 병역의무 부과에 대한 요구 증대에 따라 병역면탈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차단하기 위해서 병역판정 빅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하고 사이버 병역면탈 정보검색능력을 강화하며, 디지털 포렌식 수사기법을 도입하는 등 과학적인 수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편작이 자신보다 형들의 예방 하는 의술을 높이 추켜세웠듯이 우리 병무청의 전 직원 또한 문제가 외부로 드러나기 전에 미리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사전에 해결하여 우리나라의 청년들이 건강하게 병역의무를 마칠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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