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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를 대하는 방식에 대한 성찰

석재은 2017년 04월 07일 금요일
▲ 석재은   한림대 교수
▲ 석재은
한림대 교수
2017년 대한민국은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고령인구의 비중이 전체인구의 14%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강원도는 2008년 이미 고령사회에 들어섰고, 2020년에는 인구 100명 중 20명이 노령인구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생애주기 중 노년기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 2015년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65세 한국 노인은 평균 20.5년의 노년기를 보내게 된다. 60세 전후 은퇴시점부터 노년기로 간주한다면 노년기는 더욱 길어졌다.
고령사회와 관련한 언론매체들의 접근을 보면, 고령사회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관점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 가장 지배적 관점은 고령화로 인해 사회적 부양부담이 증가하는 문제, 즉 사회적 부담비용과 지속가능성 위협의 문제로 바라본다. 고령사회를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시한폭탄, 인구지진(Age-quake)으로 간주한다. 두 번째 관점은 노령인구의 비참한 삶의 질로 인한 높은 빈곤율과 자살율, 치매 등 돌봄니즈에 대한 불충분한 대응과 같은 미흡한 노인복지 문제에 주목한다. 세 번째 관점은 고령사회를 구성하는 양 축인 근로연령세대와 노령세대 간의 세대갈등에 착목한다. 정치와 경제, 사회영역에서 나타나는 여러 균열을 자원배분을 둘러싼 세대 간 경쟁과 갈등의 프레임으로 바라본다.
이와 같이 고령사회를 바라보는 세 가지 관점은 상이한 듯 보이지만, 사실 누구의 입장에서 바라보느냐만 다를 뿐 모두 자원배분의 딜레마에 착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그런데 고령사회를 자원배분의 문제로만 접근하면 고령사회의 사회적 과제는 노년부양비, 노인빈곤율, 세대별 이득과 손실 등 추상화된 수치(數値)에 갇혀 탈인간화되고, 고령사회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의 과정에서의 이슈는 사상(捨象)되어 버린다.
고령사회에서 적정한 자원배분이 중요한 과제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노년의 삶의 질은 자원의 문제로 모두 환원되지는 않는다. 적정한 자원배분은 삶의 질의 필수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노년기에도 크고 작은 공동체 구성원으로 존중(尊重)받고 인정(認定)받으며 인간다운 삶을 지속하고자 하는 기본욕구와 관련된 노년기 삶의 이슈는 다양하다. 예컨대, 생산적인 삶의 연장이 필요한 젊고 건강한 노령집단은 수동적인 복지대상이기보다는 적극적인 노년 시민으로서 활동적 삶이 중요하다. 돌봄이 필요한 노인의 경우, 먹이고 씻기는 생존적 돌봄을 대가로 기존에 맺어온 관계의 단절과 고립을 비용으로 치루는 요양시설에서의 고립감을 당연시하기보다는 기능적 돌봄을 넘어 인간적인 돌봄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그러나 국가의 역량만으로는 존엄한 노년의 삶을 온전히 보장하기 어렵다. 고령사회에 대한 대응은 국가차원에서의 거시적 자원배분만이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가 인간의 존엄에 대한 사회적 감수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의 관계적 본성에 바탕한 인간다운 노년의 삶에 대해 우리 사회가 좀 더 민감해진다면, 우리는 보다 존엄(尊嚴)한 노년의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자원배분만큼 고령사회를 맞이하는데 필요한 준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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