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래   삼척교육문화관장
▲ 홍성래
삼척교육문화관장
산 책은 돈 주고 산 책이 아니다.죽은 책이 아닌 살아있는 책을 말한다. 책이 생명체도 아닌데, 뭔 죽은 책 산 책이냐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 필자가 근무하는 삼척교육문화관에도 16만권 가까운 책이 있지만 죽은 책과 산 책은 다르다. 아무도 찾지 않는 책, 읽어봐도 현실에 적용되지 않는 책은 죽은 책이다. 사람은 학습(學習)을 통해 성장하는데 여기서 ‘학(學)은 배움’이며 ‘습(習)은 익힘’이다. 책을 보는 것은 학(學)의 과정이고, 이를 소화시켜 생활에 적용하는 것은 습(習)이라고 할 수 있다. 죽은 책은 이 과정이 없고, 산 책은 책 속의 지식이 생활로 환생한다.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는 글쓰기와 독서 외에 산책(散策)을 규칙적으로 했다. 데카르트(Descartes)의 생각하는 사람은 앉아서 생각하지만, 칸트는 산책을 하면서 생각한 것이다. 그는 산책을 하면서 책에서 본 것, 책으로 쓸 것을 생각했을 것이다. 그가 읽고 쓴 책은 죽은 책이 아닌 산 책으로서, 그의 산책에 사유의 동반자가 됐을 것이다. 책 속에 활자로만 남아 있는 지식은 죽은 책이요, 걸으면서 생각으로 지혜를 얻는 산책이 바로 산 책이라는 것이라고 한 평창에 사는 박해조라는 분의 말씀이 딱 맞는다.때마침, 오는 4월12일부터 18일까지는 한국도서관협회 주관으로 전국 대부분의 도서관이 함께 추진하는 제53회 도서관주간이다. 독자들도 죽은 책이 아닌 산 책에 도전하여 보자. 21세기 지능정보화사회를 살아 갈 지식정보의 광맥을 교육문화관과 교육도서관에서 찾아보자.
독자가 보고 싶은 책을 죽은 책이 아닌 산 책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책을 돈 주고 살 필요는 없다. 강원도통합교육문화관 및 교육도서관 홈페이지(https//lib.gwe.go.kr)이나 강원도교육청통합전자도서관(http://ebook.gwe.go.kr:8085)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원하는 책을 마음대로 빌려볼 수 있다. 보고 싶은 책이 없으면 바로북서비스를 신청하면 바로 구입해 가장 먼저 볼 수 있게 해 드린다. 삼척교육문화관과 동해교육도서관, 태백교육도서관은 도서의 대출과 반납을 공동으로 하는 상호반납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우편비용은 본인부담이다.어린아이 걸음처럼 아장아장 남녘부터 올라오는 봄기운에 꽃잎이 활짝 펼쳐지 듯, 우리들의 손에서도 좋은 책을 펼쳐 지식의 꽃, 지혜의 꽃, 대화의 꽃을 활짝 피우는 산 책을 읽어보자. 그럼 죽은 책은 소용없을까? 아니다. 낙엽이 썩어 퇴비가 돼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것처럼 죽은 책도 산 책을 위한 좋은 거름이 될 수 있으니 엄밀히 보면 죽은 책은 없다.
자식에게 첫 번째 교과서는 부모의 생활이다.낙하산과 마음의 공통점은 활짝 펼쳐져야 쓸모가 있다는 점이다. 봄꽃이 피어나는 계절에 부모의 손에서부터 죽은 책이 아닌 산 책을 펴자. 부모의 독서습관은 솔선수범의 교육이며, 자녀의 미래가 활짝 펴지는 지름길을 크게 열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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