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덩이 둘레를 밟아봤다. 여기 지금도 이렇게 큰 흔적이 여전한데 포탄이 떨어질 당시는 어떠했을까. 여기서는 얼마나 많은 병사들이 피를 흘리며 절규하고 죽어갔을까. 그 병사들은 누구를 위하여 왜 죽어야 했을까. 찢기고 피 흘리던 현장을 지금은 조용히 구덩이가 지키고 있었다.
춘천은 6·25 당시 치열한 격전지였다. 시가지 건조물 등에 남아있던 전쟁의 흔적들은 개발이나 미관 등의 명목으로 소리 없이 사라진지 오래다. 더 훼손되기 전에 찾아서 국민 안보 교육 자료화를 서둘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민안보관이 흔들린다고 한탄하기 전에 안보관을 바로세울 수 있는 방안이 곁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보살피기 바란다.
문화재청에서는 고대 사람들이 살던 흔적이 발견되면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보존을 하고 있다. 이 포탄의 흔적은 이제 60여년을 넘긴 근현대사의 뼈아픈 흔적들이다. 그 시대를 살던 의식 있는 사람들이 사라지면 아무도 모를 역사의 현장을 지키고 들어내려는 노력도 해주어야 할 것이다. 만약에 생각이 거기에 미치지 못하였다면 지금부터라도 서둘러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관계관님들께 공개적으로 건의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