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형진   강원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전형진
강원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성장과 민주화로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각종 비리와 갑질 등 여러 가지 반칙이 나타나고 있다.현실공간에서뿐만 아니라 필자가 담당하는 사이버 공간에서도 이와 비슷한 반칙들이 벌어지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현실 세계보다 반칙을 저지르기가 더 쉽다.실제 전 세계적으로도 현실 세계에서의 강력 범죄는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사이버 공간에서의 범죄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경찰청에서도 이런 추세를 파악하고 이번 3대반칙 단속 계획에 사이버 범죄를 중요 테마로 선정하였다.
경찰청에서 추진하는 사이버 반칙 단속 계획은 인터넷 사기,사이버금융사기,명예훼손이 그 대상이다.인터넷 사기가 직접 피해자에게 연락하여 물건을 판매한다고 속여 금전적 이익을 취하는 것이라면 사이버 금융사기는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탈취하여 피해자의 계좌에서 돈을 몰래 가져가는 신종 범죄이다.명예훼손은 인터넷 상에 허위 사실등을 게시하여 피해자를 괴롭히는 범죄를 말하는데 최근에는 언론을 가장하여 가짜 뉴스를 제작 유포하는 등 커다란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 노력과 시민들의 범죄 예방 노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사이버 반칙 행위가 줄어들지 않는 것일까?사이버 반칙을 저지르더라도 누가 그러한 일을 벌였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쉽게 처벌되지 않고 일반 시민들도 설마 ‘나에게 그런 피해가 일어날까?’라고 안심을 하기 때문이다.사이버 공간은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사이버 반칙을 보고도 ‘나만 아니면 돼’나 ‘다른 사람이 신고 하겠지’와 같은 생각에 피해 예방이 늦어지기도 한다.사실 사이버 공간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적 영역이 많지만 국가에서 사이버 공간을 일일이 통제할 수 없고 민간 영역에서 자율적으로 관리하다 보니 경찰이나 정부기관에서 사이버 공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 어렵다.그렇다고 하여 국가에서 사이버 공간을 더욱 통제하는 것이 정답일 수는 없다.사이버 공간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해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필자는 시민들이 경찰과 함께 사이버 반칙행위자들을 몰아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인터넷을 사용하다가 사이버 반칙이라고 생각이 들면 사이트 관리자나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다.인터넷 사기 피해 정보를 수집하는 ‘더 치트’사이트는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사기 피해 정보를 수집하여 많은 인터넷 사기 피해를 예방하며 경찰 수사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반칙 없는 사이버 세상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하지만 사이버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 중 누구라도 반칙행위를 알게 되었을 때 과감히 레드카드를 들고 경고한다면 반칙행위자들이 사이버세상에 발을 붙이기 힘들 것이다.이제는 나 혼자가 아닌 우리,그리고 현 세대가 아닌 다음 세대를 위해 신뢰할 수 있는 ‘믿음의 디딤돌’을 놓아야 할 때이다.우리 경찰도 여러분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반칙없는 사이버 세상을 만들이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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