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계녀   춘천교육문화관 문헌정보과장
▲ 서계녀
춘천교육문화관 문헌정보과장
4월 12일부터 18일은 도서관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제52회 도서관주간이다.이 도서관주간에는 전국의 도서관들이 도서관의 가치와 필요성을 알리기 위하여 다양한 행사를 실시한다.내가 근무하고 있는 춘천교육문화관도 많은 시민들이 이 기간중에라도 ‘도서관이 참 좋은 곳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어 많은 행사를 준비하였다.

도서관은 조사연구의 장,지식정보 제공의 장,평생학습의 장,문화활동의 장 등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대 이집트 람세스의 유적지에서 발굴된 도서관의 출입구에는 ‘영혼의 약상자,영혼을 돌보기 위한 집’이라는 의미의 문구가 새겨져있고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왕립도서관의 출입구에는 ‘영혼의 양식’이라는 문구가 있었다.인류역사와 함께해온 도서관은 인간의 삶,특히 정신적 삶을 돌보고 풍족하게 해주는 상징성을 지닌 곳으로 여겨져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서관에서 30여년의 세월을 일해온 내게 도서관은 무엇일까? 내게 온 도서관은‘꿈’이었다.나를 찾아가는 이에게는 ‘꿈’을 보게 해주고 나를 찾은 이에게는 ‘꿈을 실현해주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난해 자료실에서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이 책의 저자는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에서 11년을 근무하다가 어느날 자신이 사막화 되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사표를 내고 아무 연고도 없는 부산에 내려가 3년을 보내면서 도서관에 칩거하다시피 하며 매일 같이 10~15시간씩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그 3년동안 만권에 달하는 책을 읽었고 글을 쓰기 시작하여 작가로 변신하게 되었고 TV에 출연하는 일,신문에 글이 실리는 일,잡지사로 부터 원고 청탁을 받는 일,유명인사나 명사 특강에 초청받아 강연하는 일,여러 기업과 관공서,단체에서 강연 요청을 받는 일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들이 출판되고 베스트셀러가 되고 외국에 번역 출간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한다.그렇게 인생혁명을 할 수 있게 해준 것은 ‘도서관에서 보낸 3년 동안의 기적!’이라고 말하고 있다.그는 자신을 ‘도서관이 만든 인간’,‘메이드 인 라이브러리(made in library)’라고 말한다.

나는 나의 일터,도서관 현장에서 꿈을 이루는 이들의 모습을 정말 많이 보았다.‘도서관 서가 사이에서 자신의 꿈을 발견한 이들,도서관의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잊었던 꿈을 발견한 사람들,도서관의 프로그램을 듣고 자원활동을 시작하여 그것이 직업이 된 사람들,도서관에서 자신의 재능 기부를 통하여 노년을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사람들’그들은 모두 도서관에서 꿈을 찾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고 한다.

도서관은 개인의 인생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사회 문화와 도시브랜드도 바꾸어 나가고 있다.원주시 같은 경우는 지역사회 도서관에서 운영한 그림책교실을 통하여 그림책전문인력을 키워내고 그림책 관련 프로그램 기획으로 그림책이 생활 속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여 그림책도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그림책교실을 통해 그림책 공부를 한 이들에게는 그림책이 그들이 꿈이 되었고 지역사회는 그림책도시를 발판으로 문화특화지역으로 지정받아 예산을 지원받게 되었으며 유네스코에 문학창의도시로 등재를 계획하고 있다.

도서관은 금방 눈에 들어나지는 않아도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을 변화시키고 그 지역사회 저변의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지역사회 아이들이 잘 자라고 그 도시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싶다면 도서관에 투자를 가장 먼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이번주 부터 시작되는 도서관주간에는 인근의 도서관을 찾아 도서관 서가 사이를 거닐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도서관 깊숙이 감추어져 있는 역사의 흐름,우리들 내면의 이야기,깊숙이 감추어져 있는 나의 꿈,꿈을 이루는 방법도 알게 될 것이다.도서관은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살아있는 유기체이다.도서관에서 품은 많은 꿈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살아 움직이며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도서관은 세상을 바꾸는 근본적인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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