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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한점에 고단함 털어내던 ‘광부의 밥상’

[태백 먹거리]

김우열 2017년 04월 14일 금요일
▲ 사진 왼쪽부터 생선조림,물닭갈비,한우
▲ 사진 왼쪽부터 생선조림,물닭갈비,한우
‘금강산도 식후경’.
여행을 할 때 그 지역의 ‘음식’을 맛보는 것은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맛집’을 검색하는 일은 여행에 있어 필수코스다.
‘먹거리=관광’이라는 하나의 트렌드까지 생겼다.
태백에서 ‘눈요기’는 했는데 ‘입요기’를 안한다면
그것은 앙꼬없는 찐빵과 같다.

한우
해발 700m 성장 뛰어난 육질 자랑
다양한 부위 맛보는 모듬메뉴 인기

태백 음식을 말할 때 ‘한우’를 빼놓고는 설명이 안된다.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뛰어난 맛 등 3가지로 대표된다.가스와 개량된 숯을 사용하는 음식점과는 달리 가스불과 연탄불만을 고집하고 있다.태백한우는 공기 좋고 물 맑은 평균 해발 700m의 청정 고지대에서 성장하기 때문에 육질이 뛰어나다.
태백의 한우식당들은 갈빗살이나 등심 외에 서너 종류의 부위를 조금씩 맛볼 수 있는 모듬 메뉴를 팔고 있다.안창살을 비롯해 치맛살,제비추리 등 고급부위를 골고루 맛볼 수 있어 굳이 등심,갈비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산행을 마친 등객객이나 여행온 관광객들이 몸보신과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 안성맞춤이다.

물닭갈비
닭발·뼈로 우려낸 육수맛 일품
남은 국물에 볶아먹는 밥 별미

태백에서 물닭갈비 맛을 보지 못한다면 음식 기행을 한 것이 아니다.불판에 닭과 양념을 섞어 볶아 먹는 일반 닭갈비와는 다르지만 닭발과 닭뼈로 육수를 우려내면 국물맛이 그야말로 일품이다.고추장과 간장,마늘 등 갖은 양념으로 하루나 이틀 정도 재워 포를 뜬 닭갈비에 고구마,떡,냉이 등 각종 야채와 육수를 듬뿍 넣고 끊여 닭고기가 쫀득쫀득하고 기름기가 쏙 빠져 담백하다.입맛에 따라 쫄면,우동,라면사리 등을 취향대로 넣어 골라 먹을 수 있다.
닭갈비와 사리를 다 먹으면 걸쭉한 국물만 남게 된다.여기에 밥을 넣어 김가루를 솔솔 뿌려 밥알이 탱탱해질 때까지 주걱으로 슥슥 볶아 맛보면 밥도둑이 따로없다.

생선조림
4∼5가지 숙성된 생선 넣어 조림
매콤한 감칠맛 ‘옛날 조리법’ 유지

태백 생선조림은 주민들이 즐겼던 옛날 옛 방식 그대로 조리한다.매운맛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보여준다.고등어와 갈치,꽁치,명태,가자미 등 그날그날 올라온 잡어 네댓 종류를 넣어 생선조림을 끓여낸다.
대부분 숙성한 생선으로 조리를 한다.생선을 소금에 절여 하루 숙성시킨 후 소주와 식초를 넣고 쌀뜨물에 담가 비린맛을 잡는다.칼칼한 고추장에 직접 키운 고추,무,등 갖은 야채와 시래기 등 각종 나물을 넣고 송송 썰어 넣어 더욱 매콤한 맛을 낸다.육수도 각종 한약재와 채소 등을 넣고 장시간 우려내 깊고 깔끔한 맛을 낸다.두툼한 생선살과 담백함이 한데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김우열 woo96@kado.net

태백 음식의 유래
온종일 탄가루와 씨름
“국물없는 음식 괴로워”
닭갈비와 물, 사연있는 만남

태백의 음식은 매일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광부의 역사와 함께한다.대부분 고단한 삶의 지혜에서 만들어졌다.태백한우의 경우 탄광도시로 이름을 날렸던 1930~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광부들은 목에 낀 탄가루(석탄분진)를 씻어낸다고 삼한우음식점은 소위 ‘실제 값만 받는다,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실비라는 간판용어를 많이 사용하며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물닭갈비도 처음에는 닭을 구워먹거나 볶아 먹었다.하지만 막장에서 막나온 광부들에게 국물없는 음식은 괴로움이었다.“닭갈비가 잘 넘어가지 않으니 물 좀 부어요”라는 광부의 외침에 닭갈비에 물을 넣기 시작했다.하지만 고기가 더디게 익는 것도 광부들에게는 큰 고통이었다.“고기가 익는 동안 미리 먹을 수 있게 야채나 국수,라면사리 같은 것 좀 올려 보시오”라는 외침에 또다시 양념된 닭에 물을 붓고 면과 채소를 넣었다.닭이 익는 동안 뜨근한 국물과 야채 등으로 목청에 낀 석탄가루를 씻어내고 추위도 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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