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나는 가족들과 함께 더위를 피해 강원도 정선의 어느 계곡으로 여름휴가를 떠나게 되었다.그런데 갑자기 “아!”하는 외마디 비명소리가 계곡에 울려 퍼졌다. 한 대학생이 계곡의 수심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깊은 곳에서 수영을 하다가 다리에 쥐가 나 허우적 거리고 있는 것이었다.119에 전화를 걸어 구조요청을 하려는순간,신고지점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정말 난감했다.
이곳에 설치된 위험표지판에는 관리부서 전화번호만 나와 있었고 주변의 피서객들에게 물어봐도 계곡 이름 정도만 알고있지 정확한 위치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우여곡절 끝에 사고자는 구조되었지만 위치를 알기 어려워 소중한 한 생명을 놓칠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지난 여름휴가는 물놀이 시설에 설치된 위험표지판 등의 문제점을 몸소 체험하고 어떻게 개선하면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하는 시간이었다.직관적인 것일까? 소방관이라는 직업은 속일수 없나보다. 문득 머릿속을 스쳐가는 생각을 정리하여 재난관리 부서에 제안을 하게 되었다. 제안의 골자는 이렇다.전국 곳곳에 설치된 기존의 위험표지판 하단에 해당 지점의 위치와 지점별 관리번호를 부여해 해당 지점 관리번호만 얘기해도 바로 위치를 파악할수 있도록 지점의 위치및 지점별 관리번호를 상세히 표시하는 것이다.
기존 설치물인 위험표지판을 보완하기만 하면 되는 무척 간단한 제안이지만 이 몇 글자는 1분 1초를 앞 다투는 위급한 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톡톡히 해 낼것이다.
윤진희·삼척소방서 도계119안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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