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희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김대희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난 일요일 아침.용산에서 남춘천 가는 ITX청춘열차를 타고 강원대학교로 오는 도중에 가평역에서 내리게 되었다.청평에 사는 친구를 만나기 위하여 예정에 없던 방문을 하게 된 것이다.친구가 어린 남매를 데리고 마중을 나오기 전 15분 정도 나 홀로 가평역 광장을 어슬렁거릴 기회가 주어졌다.가평역을 소개하는 책자를 들척이고 광장에서 손님을 대기 중인 가평 시내 관광버스에 어떤 여행객이 탑승할까 궁금해 하던 중 낯선 외국인 커플과 마주하게 되었다.
짧은 영어이지만 외국인 관광객이기에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에 “어디에서 왔어요,어디를 구경하려 하나요”라는 등의 질문을 하였는데 그 커플은 싱가포르 출신의 20대 후반 부부라고 자신들을 소개하고 춘천 남이섬에 가고 싶다는 답변을 하였다.개인적으로 나를 제외한 가족들(처와 두 아들)이 6년 정도 싱가포르에 거주한 경험이 있어서 반갑기도 하고 그들의 가평 관광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몇 마디를 더 추가하고 “좋은 여행이 되길 바란라”는 인사를 끝으로 악수를 하고 그들과 헤어졌다.최근 사드(THAAD) 등 정치적인 문제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고 중국 내 한국 기업들이 경제적 타격을 입는 가운데에서 가평역에서 싱가포르인과의 만남은 상당히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그들 이외에도 중국인 등 상당한 숫자의 외국인이 그날 아침에 가평을 방문한 것으로 기억된다.가평은 아름다운 곳이다.대학교 때 청운의 꿈을 품고 MT를 갔던 곳이다.
연애할 때 설레는 마음으로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즐비한 춘천 남이섬을 걷던 추억을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추억에 잠긴다.가평 못지않게 아름다운 곳이 내가 살고 있는 춘천이다.나의 고향은 저 멀리 경상도이지만 대학교 이후 25년간 서울에서 살았고,5년여 전 춘천에 교편을 잡고 살게 되면서 이제는 춘천을 고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주위의 누군가가 이야기 하였는데,사는 곳이 고향이라고.교수 정년을 아직 한참 앞둔 나이이지만 정년 이후에도 영원히 춘천에 살고 싶은 마음을 다짐하고 있다.춘천을 떠올린다면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피천득 선생의 수필인 ‘인연’을 읽은 기억을 지울 수 없다.그 마지막 구절은 지금도 잊을 수 없고 현재 나와 내 가족들의 주소지인 춘천의 위상을 한껏 드높인 유명한 문장이다.“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가려 한다.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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