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서 가족되어 아이들 희망의 끈 되다
몬제구서 만난 콘웰네 가족
자녀 학교 보내면서 미래 꿈꿔
결연 후원금 지역 개발비 사용
“지구 반대편 응원 큰 위로가 돼”

▲ 잠비아 몬제구 충고사업장에서 만난 어린이들이 한국에서 온 방문단을 환영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 잠비아 몬제구 충고사업장에서 만난 어린이들이 한국에서 온 방문단을 환영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강원도민일보와 월드비전 강원지역본부는 가난과 질병으로 신음하는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기 위해 매년 ‘지구촌사랑나눔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이에 본지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월드비전 강원지역본부를 비롯한 도내 각 기관·단체의 후원 관계자들과 방문한 잠비아 사업장 이야기를 3회에 걸쳐 싣는다.
■가족의 탄생
“사진보다 훨씬 예쁘다.정말 만나고 싶었어.”
2017 월드비전 강원지역본부 모니터링 방문단은 잠비아 몬제구(Monze Districe)의 외딴 마을에 사는 아동 콘웰(Cornwell)의 집을 찾았다.도로도 없는 들판을 차로 한참 달려 도착한 이곳은 방문단의 이미숙 양구군청 주민생활지원실 여성아동담당의 후원 가정이다.콘웰의 사진을 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차에서 내린 이씨는 한눈에 콘웰을 알아보고 달려가 반가움을 표했다.
콘웰의 가족은 부모님과 형제·자매 4명,사촌 2명까지 모두 9명.불과 5평도 안 되는 흙집에서 9명의 가족이 살고 있지만 콘웰 가족은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한국의 후원자가 이들 가족을 돕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와 결연을 맺은 막내 콘웰을 비롯해 모두 4명의 아이가 한국의 또 다른 후원자와 결연돼 도움을 받고 있다.그들이 매달 보내는 후원금은 콘웰 가족을 위한 소득 증대 교육비는 물론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시설 개선,위생 시설 설치 비용 등으로 쓰인다.과거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기 바빴던 콘웰 가족은 효율적인 농사 기술을 배워 미래를 위해 저축할 수 있게 됐고 현재 학교 갈 나이가 되지 않은 콘웰 외 모든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있다.콘웰의 아버지는 “우리에게 미래를 선사한 한국의 가족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선생님이 꿈이라는 콘웰에게 연필과 공책,축구공을 선물한 이씨는 “작은 도움이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실감했다.오히려 내가 더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방문단은 새로운 가족 탄생의 기쁨도 함께했다.비결연 아동 도미닉(Dominic)의 가정은 아빠 없이 엄마 혼자 네 명의 자녀와 노모를 책임지며 힘들게 살고 있었다.도미닉의 집을 찾아 열악한 주거 환경과 아이들을 살펴보던 방문단의 신관선 원주시청 시민복지국장과 김은자 원주시청 복지정책과 보육지원담당은 도미닉과 도미닉의 여동생 프리티(Pretty)의 가족이 되어주기로 했다.신 국장은 “이름이 ‘프리티’니 ‘예쁜이’라 부르면 되겠다.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도 새로 생긴 가족 프리티를 소개할 것”이라며 프리티와 사진을 찍었다.도미닉과 프리티의 어머니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우리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결연의 기쁨
“인자리 보부 인자리 치보투(ninjali bobu ninjali chibotu).”
결연 아동 만남의 날,‘지금 너무 행복해 이 순간이 영원하길 바란다’는 의미의 잠비아 노래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이날 방문단은 자신의 결연 아동을 만나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방문단이 사진을 들고 각자의 결연 아동을 찾으며 마치 이산가족을 상봉하는 듯한 분위기가 형성됐고 곳곳에서 벅찬 감동의 환호성이 들려왔다.방문단은 각자의 결연 가정에 염소와 식재료,모자 등의 선물을 건넸고 결연 가정 역시 남아프리카 전통 의상인 ‘치텡게’(chitenge)와 조리 도구를 선물하며 방문단을 환영,서로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월드비전 해외아동 결연 후원금은 매월 3만원.월드비전은 이 후원금을 결연 아동 가정에 직접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아동이 사는 지역을 개발하는 비용으로 사용한다.한 아이가 온전한 권리를 누리며 성장하기 위해서는 당장 한 푼의 돈보다 지역 사회 자체가 변화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따라서 이 지역에 거주하는 아동은 후원자와 1대1 결연이 돼 있지 않아도 지역 발전 혜택을 함께 받을 수 있다.그럼에도 이들이 이렇게 1대1 결연을 기쁘게 생각하고 한국에서 온 후원자를 열렬히 환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만남의 날,결연 아동 채리티(Charity)의 아버지 하마일리(Hamaili)씨에게 결연의 의미를 묻자 그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누군가가 우리의 행복과 안전을 기원하며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지 상상도 못할 것”이라며 “그런 당신들과 만날 수 있어 오늘 우리는 정말 행복했다”고 답했다.
월드비전 한국이 지원하는 잠비아 충고(Choongo)사업장 내 아동은 2만여명.이중 한국의 후원자와 결연돼 희망을 키우고 있는 아동은 5000여명으로,아직 1만5000여명의 아동이 지구 반대편 또 하나의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끝> 잠비아/최유란 cyr@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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