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T.S Eliot는 그의 저서 ‘황무지(The Waste Land)‘에서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표현했다.모름지기 누구보다 이 말이 가장 마음에 와 닿는 사람은 세월호 유가족일 것이다.4월, 사회는 지난 3년 전 진도 앞바다에서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고 유가족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치러지고 있다.
학교마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계기교육과 추모의 시간을 가졌고,일부 학교는 4월 한 달을 추모의 달로 정해 학생들이 경건한 마음으로 희생자의 넋을 기리도록 했다.이달 초에는 각고의 노력으로 세월호가 인양돼 육상으로 거치됐다. 그러나 유품 하나라도 건지려는 9명의 미수습자 가족의 마음은 답답하고 무겁기만 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의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하루에도 수십 건씩 발생하고 있는 안전사고를 접할 때마다 아직 우리 사회는 안전불감증에 무방비 상태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세월호 사건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일선 학교의 현장체험학습 규정이다. 다음은 현장체험학습 매뉴얼에 나온 기준 몇 가지다.학년의 단체 수학여행이 금지됨에 따라 학교는 3학급(100명 기준) 미만이 함께하는 테마별 체험학습을 계획(사전답사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안전교육을 필한 교사 한 명이 반드시 동행해야 하고 학생 또한 출발에 앞서 3회 이상의 안전교육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강화된 현장체험학습 기준에 일부 교사들은 반감을 갖기도 했다.
일선 학교의 실정을 잘 모르는 ‘밀어붙이기‘식의 제도는 오히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행정으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이 교사의 변(辯)이다. 김환희·강릉 문성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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