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150만원 선고한 1심 파기…나머지 6가지 공소사실도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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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등이 등장하는 무서운 영상을 보게 해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보육교사에 대해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정회일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모(48·여) 씨의 항소심에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벌금 150만원)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춘천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근무하던 정 씨는 2015년 2월 16일 오후 1시 34분께 낮잠을 자기 위해 누워 있던 원생 A(당시 3세) 군에게 무서운 영상을 보여 주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반응과 행동으로 볼 때 피고인 정 씨가 문제의 영상을 보여줘 자신의 의사를 관철해 온 것으로 보인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이에 정 씨와 검사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정 씨 측은 무서운 영상을 보여줬다는 사실이 엄격한 증거에 의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검찰도 정 씨의 공소사실 7가지 중 6가지를 무죄 판결한 원심은 정서적·신체적 학대 행위를 협소하게 해석한 위법이 있다고 맞섰다.

결국, 항소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며 피고인 정 씨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는 "정 씨의 휴대전화에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돼 있었던 점만으로는 피해 아동에게 극도의 공포심을 느끼게 할 정도로 무서운 영상을 보게 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는 상황에서 무서운 영상을 보게 했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해야 하고, 그 증명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엄격해야 한다"며 "그러나 어린이집 CCTV 녹화 영상과 증언 등으로 볼 때 무서운 영상을 시청하게 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정씨가 피해 아동에게 무서운 영상을 보여줘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 이외에도 6가지 신체·정서적 학대 혐의로 정 씨를 기소됐으나 1심과 항소심 모두 이 부분 공소사실은 무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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