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새싹가게 강원 1호점 오픈
인생역경 극복 가장 5명 근무
1∼3년 후 개점 기회 제공

▲ 춘천지역자활센터와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새싹가게 도내 1호점 점장 엄익종(58)씨가 매대를 정리하고 있다.  사효진
▲ 춘천지역자활센터와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새싹가게 도내 1호점 점장 엄익종(58)씨가 매대를 정리하고 있다. 사효진
26일 오전 춘천 온의동 한주아파트 앞 편의점.손님이 들어오자 점원이 “어서오세요”라며 반갑게 맞았다.
겉과 속 모두 여느 편의점과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가지 다른게 있다.점원이 20대 젊은이가 아닌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50대다.여기는 춘천지역자활센터와 BGF리테일(CU)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의 자활과 자립을 돕기 위해 운영하는 CU새싹가게로 이날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전국에서 20호점이자 강원도내 1호점인 이곳에서 일하는 점원은 5명으로 모두 사업 실패나 빚 보증 등으로 재산을 잃고 인생 바닥으로 추락했다가 반전을 꿈꾸고 있는 가장(家長)들이다.엄익종(58)씨는 책대여점을 운영하며 은행에서 빌려 쓴 대출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1년여전 지역자활센터를 찾았다.
박모(47)씨는 남부럽지 않은 번듯한 직장을 다녔으나 아버지 병원비 마련을 위해 받은 대출금이 눈덩이처럼 불어 빚더미에 앉았다가 1년전부터 지역자활센터에서 재기에 도전하고 있다.박씨는 “한번 빌린 대출을 대출로 채우고 그것을 다시 대출로 돌려막다보니 어느새 헤어나올 수 없는 큰돈이 돼 있었다”며 “다시 시작하는 맘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모두 지역자활센터로부터 월급격인 생계비를 받는 점원이지만 명찰에 찍힌 직책은 점장이다.실제 하는 일도 계산부터 매대 정리,물품 발주,재고 관리까지 점장에 가깝다.1~3년 뒤 이들에게는 각종 지원을 받아 편의점을 개업할 기회가 주어진다.이를 위해 허드렛일부터 익히며 편의점 운영 전반을 경험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말 시작된 시범운영 기간 매출을 증대할 아이디어를 머리속에 떠올리는 등 열의를 보이고 있다.엄씨는 “한달 정도 지나니 일이 손에 붙고 손님들의 이동 동선에 따른 더 나은 매대 배치가 그려진다”며 “성실하게 배워 내 편의점을 차리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정호 kimpr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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