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는 음식을 만들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재료다.특히 한국인에게 있어 파는 양념으로도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간다.양구군지를 보면 사람이 파를 먹게 된 사연이 설화로 전해진다.옛날 사람이 소로 보이던 때가 있었다.어제까지도 사람으로 보이던 것이 갑자기 소로 보이므로 사람을 잡아먹기 일쑤였다.한 청년은 어느 날 늙은 황소를 발견하고 잡아먹었는데,알고보니 아버지였던 것이다.청년은 땅을 치고 목놓아 통곡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이 청년은 불효를 용서받기 위해서라도 사람이 소로 보이지 않게 하는 약을 찾기로 결심하고 길을 나섰다.그러나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약은 찾지 못하고 청년은 어느덧 늙은이가 되어버리고 말았다.이미 늙어버린 청년은 그래도 약을 찾기 위해 길을 재촉했다.그러던 어느날 고요하고 아늑한 마을에서 알 수 없는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풀을 발견했다.그 마을 사람들은 그 풀이 바로 사람을 소로 보는 병을 치유하는 약초라고 일러줬다.
마침내 약을 찾은 청년은 이 풀의 씨앗을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와 기름진 땅에 뿌렸다.그런데 늙은이가 되어 돌아온 청년을 본 마을 사람들은 그를 소로 여기고 잡아 먹고 말았다.훗날 그 청년이 씨앗을 뿌린 밭에는 향기로운 풀이 자라났는데,마을 사람들은 그 맛에 끌려 날마나 먹었다.이 때문에 다시는 사람을 소로 보는 일도 사라졌다.향기로운 풀이 바로 파였다고 설화는 끝을 맺는다.
실제로 파는 특정 병원균에 대한 강한 살균력이 있어 이뇨,발한,거담 등에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사람이 파를 먹게 된 설화가 양구에서 전해지는 것을 보더라도 양구파 역시 그 효능이 남다를 듯싶기도 하다.하여간 양구에는 파 외에도 많은 먹거리들이 있다.해안지역에서 나는 시레기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최근에는 당도가 높은 양구사과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양구곰취도 빼놓을 수가 없다.양구곰취는 국토정중앙의 기를 듬뿍 받아서인지 그 향이 특별하다.오는 4일부터 ‘청춘양구 2017 곰취축제’가 양구 서천변에서 열린다.사람이 파를 먹게된 설화를 떠올리면서 양구곰취 축제장을 찾은 것도 또다른 재미일 것이다.물론 ‘국토정중앙의 기(氣)’를 받아가는 것은 덤이다.
천남수 사회조사연구소장 chonn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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